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8일 귀국하면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안다고 밝히는 등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상당 부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차 전 단장은 이날 오후 9시40분 중국에서 귀국한 직후 인천공항에서 안종범 청와대 전 정책수석에 대해 "통화하고 만난 적 있는 사이"라고 밝혔고,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정말 이번 기회에 많이 느끼고 깨닫고 반성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마음이 복잡했다."며 울먹였다. 국내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동안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중국과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국내에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모종의 결심'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차 전 단장이 인천공항에서나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서 "검찰에 진실되고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고 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문화계 황태자'이자 최 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차 전 단장이 국정농단 의혹의 시발점인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실제 운영자로 지목되고 있는 점은 안 전 수석이 불법모금 혐의를 받고 있는 부분과 접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차 전 단장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실제 운영하고, 안 전 수석은 기업들을 통한 모금에 나서 일종의 역할분담을 한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수 있다. 또 장·차관 인사에 개입 했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언급한 점도 주목할만 하다. 차 전 단장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 전 단장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홍익대 교수를 문체부 장관 앉혔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외삼촌인 김상률(56) 숙명여대 교수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되는데 연관됐다는 정황이 나온 상태다. 이외에도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송성각(58) 전 제일기획 상무를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앉혔다는 의혹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차 전 단장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검찰에 가서 정말 성실하고 진실되게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결국 차은택-최순실-박근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국정농단의 고리에 대해 상당부분 혐의를 인정하고, 이를 털어놓겠다는 것으로 해석 될 만한 발언이다. 다만 차 전 단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우 전 수석과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차 전 단장은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독대한 적이 없다."며 울먹였다. 그동안 차 전 단장은 박 대통령에게 직접 업무보고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우 전 수석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말을 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