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 새누리당 전원을 초청해 열린 청와대 오찬에서 '소통'을 상징하는 분홍색 옷을 입고 나왔다. 관심을 모았던 김무성·유승민 의원과는 오찬에서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없었지만 이후 환송 순서에 대면했다.박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께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 연분홍 상의에 회색 바지 정장을 입고 나왔다. 왼쪽 어깨에는 분홍색 꽃 모양 배지도 달았다.증권가에서 상승세를 대변하는 붉은색 옷을 주요 경제 관련 일정이나 행사 때마다 착용하면서 '투자활성화복'이라 불렸던 것처럼 박 대통령의 분홍색 옷차림은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의미로 여겨진다.실제 박 대통령은 지난 5월13일 3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과의 청와대 회동과 지난달 13일 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도 분홍색 재킷을 입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이 20대 국회의 출발선에서 당과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라는 의미에서 다시 분홍색 옷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미소를 띤 채 입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일제히 서서 박수로 맞이했다. 박 대통령은 헤드테이블에 도착해 목례를 하며 같은 테이블의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모두발언을 위해 연단으로 이동할 때도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치적 이해 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당과 정부가 혼연 일치가 돼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당청 간 화합을 주문하는 메시지가 이어지는 동안 대다수 새누리당 의원들은 몸이나 고개를 연단 쪽으로 돌려 박 대통령을 바라보았다. 이날 오찬에서는 관례에 따라 박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의 경우 당 지도부가 자리했으며 나머지 테이블은 상임위원회별로 배치됐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인 김무성 전 대표나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혔던 유승민 의원은 박 대통령과 다소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박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을 비롯해 총 15개 테이블이 마련됐으며 테이블마다 청와대 수석 또는 비서관이 1~2명씩 배석했다. 헤드테이블에는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김 비대위원장과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왼쪽에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앉았다. 이학재·오정근·정승·임윤선·민세진·유병곤·김영우 비대위원, 박명재 사무총장 등도 헤드테이블에 앉았다.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오찬은 낮 12시에 시작해 오후 1시27분에 끝났다. 의원들이 겉옷을 벗고 자유롭게 얘기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했으며 박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에서도 웃음소리가 자주 터져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 박명재 사무총장, 조경태 기재위원장, 김정재 원내대변인 등 네 명은 20대 국회를 맞이하는 소감을 발표했으며 정진석 원내대표와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건배사를 했다.행사가 끝난 후 박 대통령은 오찬장 밖에 마련된 접견장에 먼저 나가서 참석 의원 전부와 악수를 한 뒤 짧게 담소했다. 이에 따라 오찬에서 얼굴을 마주치지 못했던 김 전 대표 및 유 의원과의 대면 기회도 자연스레 마련됐다.의원들과의 개별 악수 및 환담을 포함한 환송 순서는 조원진 의원을 마지막으로 오후 2시45분까지 1시간 18분 동안 이어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유 의원을 밝은 표정으로 반갑게 맞이했으며 웃으면서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과 유 의원은 다른 의원들에 비교적 긴 35초 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청와대는 이날 참석 의원들에게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의 휘장 등이 새겨지고 박 대통령의 이름이 적혀 있는 손목시계 세트를 선물로 준비해 새누리당에 전달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11일 각 의원에게 배포할 예정이다.이날 오찬에는 새누리당 의원 129명 가운데 126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