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후진국' 감염병 결핵. 지난해 우리나라의 결핵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80.0명으로 전년보다 감소세를 나타냈다. 2011년 10만명당 100,0명에서 2012년 96.0명, 2013년 90.0명, 2014년 86.0명으로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하지만 우리나라의 발병율은 20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GDP(국내총생산) 1조3000억 달러로 세계에서 11번째로 잘사는 한국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비단 OECD 회원국 범주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발생률은 일부 아프리카 국가, 동남아시아 국가보다도 높다.25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간한 '세계 결핵보고서 2016'에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결핵 발병률은 세계 217개국중 78위를 기록했다.결핵은 1940년대 후반 항결핵제가 개발된 이래 치사율이 크게 줄면서 이제 '후진국 감염병'으로 인식되고 있다.실제로 지난해 10만명당 발생률 상위 10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834명) ▲레소토(788명) ▲스와질랜드(565명) ▲북한(561명) ▲키리바시(551명) ▲모잠비크(551명) ▲동티모르(498명) ▲나미비아(489명) ▲가봉(465명) ▲파푸아뉴기니(432명) 순으로 아프리카, 동남아, 오세아니아 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하지만 이들 지역의 모든 국가가 한국보다 발병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알제리(75명), 앙골라(6.5명) 등은 물론 르완다(인구 10만명당 56명), 토고(52명) 등 GDP 기준 100위권 밖의 국가중에서도 한국보다 발병률이 낮은 국가가 숱하다. GDP 61위인 수단이 우리와 비슷한 인구 10만명당 88명 수준이다. 또 수리남(33명), 과테말라(25명) 등 중남미나 스리랑카(65명) 등 동남아 일부 국가도 한국보다 발병률이 낮았고 심지어 인구 14억명의 중국조차 67명으로 우리나라보다 낮았다.사망률의 경우 전체에서 101위(10만명당 5.2명)로 상대적으로 나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중위권을 맴돌고 있다.OECD 회원국중에서는 여전히 발병률은 부동의 1위다.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발병률을 보면 2위 포르투갈(23명)보다 3배 이상 많았고 ▲멕시코(21명) ▲폴란드(19명) ▲에스토니아(18명) ▲터키(17명)가 뒤를 이었다.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도 인구 10만명당 5.2명으로 2위 칠레(10만명당 2.7명)와 큰 격차를 보였고 포르투갈, 멕시코, 일본이 10만명당 2.5명으로 집계됐다.결핵 '약제내성 변형' 환자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결핵은 일반적으로 활동성 결핵에 감염되면 평균 6개월 이상 복약치료로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결핵균이 변형을 일으켜 약이 잘 듣지 않게 된다. 치료를 조기에 중단하거나, 약물을 불규칙적으로 복용하거나 치료 처방을 잘못해 생기는 문제다.우리나라 지난해 결핵환자가 약제내성으로 이어진 사례는 인구 10만명당 5.8명이다. 이는 우리나라 결핵환자 약 4만명 중 약 10%는 내성이 생겨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이 역시 OECD 회원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결핵 발병률 2위 포르투갈의 경우 약제내성 변형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0.32명에 불과하고 ▲멕시코 0.72명 ▲폴란드 0.18명 등과 현격한 차이다. 게다가 약제내성 환자는 치료가 잘되지 않다보니 생존기간동안 끊임없이 주변에 내성을 가진 결핵균을 전파해 위험성이 크다.질병관리본부는 "불규칙적인 치료로 복약치료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단하게 되면 결핵균이 약제내성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