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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방·저탄수화물’ 열풍 논란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0.17 19:09 수정 2016.10.17 19:09

최근 밥이나 국수, 빵 같은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지방과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지방다이어트'의 갑작스런 열풍으로 최근에는 버터는 물론이고 삼겹살까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아예 탄수화물은 끊고 지방(버터, 삼겹살, 치즈 등)만으로 식단을 짜는 다이어트족들이 폭증한 결과다. 17일 의학계 등에 따르면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0~10%, 단백질 10~30%, 지방 60~90%로 식단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 다이어트는 어린이 뇌전증 환자 치료를 위해 1920년대 미국에서 널리 쓰던 '케톤 식이요법'의 일종이다.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고 지방을 섭취하면 대체에너지로 지방을 사용하게 되는 데 이 과정에서 '케톤'이라는 대사물질이 생성된다. 이 물질이 뇌전증 등의 경련을 억제 하는데 효과가 있다.이후 케톤 식이요법이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앳킨스 박사에 의해 밝혀지면서 현재의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로 발전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단기간에는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지방을 많이 먹으면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체지방을 감소해 체중이 줄 수 있다. 또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지방에서 뇌로 전달 돼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도 가져온다.고지방식이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툴레인 의대 리디아 교수팀은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1년간 한 그룹은 '저지방 고탄수화물(지방 30% 미만)' 식단을, 다른 그룹은 '고지방 저탄수화물(지방 40% 이상)' 식단을 먹게 했다. 그 결과 '저지방 고탄수화물' 집단이 평균 1.8㎏ 감량한 반면, '고지방 저탄수화물' 그룹은 평균 5.3㎏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바른 영양 섭취 계획 없는 무분별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장기간 할 경우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선 탄수화물을 적게 먹거나 먹지 않을 경우 기분을 더 우울하게 할 수 있다. 탄수화물은 기분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물질을 촉진하기 때문이다.두뇌 기능의 연료가 되는 탄수화물 공급이 없을 경우 공부하는 수험생이나 머리를 써야 하는 직장인에게는 자칫 일의 능률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지방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케톤체가 혈중 케톤 농도를 높여 두통이나 피로감이 생길수 있다. 또 과다한 단백질 섭취로 신장에 무리가 가고 다량의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로 고지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로 탄수화물의 섭취가 줄어들면 근육소실이 일어날 수도 있다. 피부와 모발에도 악영향을 미쳐 탈모가 일어날 수도 있다. 변비를 유발할 수도 있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갑자기 줄어들면 우리 몸은 일차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대신 몸 속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해 대체 에너지로 이용한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하루 100g 이하로 줄어들면 지방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케톤'이라는 대사성 물질이 생겨나고 소변량이 과다하게 증가하게 된다. 소변량이 늘어 체내 수분이 급격하게 줄어들면 수분이 적은 딱딱한 변이 만들어져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메디힐병원 민상진 원장은 "특정 영양소를 극도로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밀가루, 과자, 설탕 등의 '단순당' 섭취량을 줄이고 트랜스지방이 아닌 불포화지방을 섭취하는 게 좋다"며 "탄수화물 섭취를 급격하게 줄이는 것은 단기적으로 체중감량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일시적인 효과일 뿐 영양 불균형, 변비, 우울증, 소화기 질환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리한 다이어트 식단으로 장 안에 노폐물이 쌓이게 되면 지방으로 변해 오히려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며 "탄수화물 50%, 단백질 20%, 지방 30%로 섭취해 3대 영양소 비율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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