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한국은 27위에 선정됐다.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11일 세계 여아의 날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 '마지막 한 명의 소녀까지: 살아갈 자유, 배울 자유, 안전할 자유(Every Last Girls: Free to live, free to learn, free from harm)'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순위는 아동 조혼 비율, 10대 임신율, 모성 사망률, 중등교육 수료 비율, 의회 내 여성의원 비율 등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파악할 수 있는 5가지 항목을 종합해 산정됐다.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국가 144곳 가운데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가 차례대로 1위부터 5위를 차지했다. 하위 5개 국가는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니제르 순이었다.우리나라는 27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여아의 중등교육 수료 비율과 의회 내 남성의원 대비 여성의원 비율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국가의 경제력이 여아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20개국은 전부 빈곤국으로 분류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다. 가장 순위가 낮은 니제르의 경우 18세 이전에 결혼하는 여아 비율이 76%를 웃돌았다. 이렇게 결혼한 여아 5명 가운데 1명은 평균적으로 1년 안에 임신과 출산까지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이 낮은 국가라 하더라도 발전 노력을 통해 분야별로 큰 성과를 거둔 경우도 있었다. 르완다는 하위 20개 국가들과 소득 수준이 비슷하지만 여성 의원 비율이 64%로 조사대상 국가 144곳 가운데 가장 높았다. 아동 조혼과 청소년 임신율 감소를 위해 노력한 결과 전체 49위를 차지해 소득수준이 비슷한 부룬디(107위)와 탄자니아(118위)를 크게 앞섰다. 반면 소득이 높은 국가가 비교적 낮은 순위를 차지한 경우도 많았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낮은 의회 여성의원 비율과 높은10대 임신율로 기회지수 21위를 차지했다. 유엔개발계획의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에서는 2위에 올랐던 것과 크게 비교되는 결과다.미국은 카자흐스탄과 알제리보다 낮은 3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소득 수준이 비슷한 주변 국가에 비해 의회 여성의원 비율이 낮고 10대 출산율이 높으며 모성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모성 사망률은 우루과이나 레바논과 비슷한10만 명 가운데 14명으로 나타나 10만 명 가운데 3명에 불과한 폴란드, 그리스, 핀란드보다 훨씬 높았다.보고서는 또 '아동 신부'가 되는 15세 미만 조혼 피해 소녀가 매 7초마다 한 명씩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아동 조혼을 막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지만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현재 7억명 수준인 조혼 아동 수가 2030년에는 9억5000만 명, 2050년 에는 12억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은 경고했다. 분쟁과 만성적 빈곤, 인도적 위기는 여아를 조혼으로 내모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