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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대학/교육

총장‘사퇴’→‘해임’구호 바뀌어

뉴시스 기자 입력 2016.10.10 19:45 수정 2016.10.10 19:45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이화여대 재학생·졸업생의 3차 합동 총시위가 7일 열렸다.이대에서는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 철회를 요구하는 학생들이 지난 7월28일부터 학교 본관 점거 시위에 돌입, 학교 측이 평생교육단과대학을 포기한 8월3일과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10일에 재학생과 졸업생이 모인 대규모 시위를 연 바 있다.이날은 시위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보다 이대 사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이 줄어든데다, 오후 들어서면서 비까지 내려 자칫 김빠진 집회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하지만 이런 우려와 달리 행사가 시작되는 오후 8시가 되자 이대 정문 앞은 우비를 입은 시위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참가자 대부분이 얼굴을 가리기 위해 마스크 혹은 동물 모양의 가면을 썼다. 일부는 확성기를 들고 지나가는 학생들을 향해 "집에 가지 말고 시위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참여인원은 8월10일 2차 총시위(3만5000여명·3500여명) 때와 마찬가지로 학생 측과 경찰의 추산 숫자가 큰 차이를 보였다.농성 참가 학생 자체 언론팀은 "이대 재학생과 졸업생을 포함한 교수님들까지 해서 약 1만4340여명이 참여했다"며 "자원봉사팀이 터치 카운터 앱으로 일일이 세 평지 및 ECC 계단 인원을 추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재학생 600여명, 졸업생 200여명으로 총 8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학교 랜드마크인 ECC(Ewha Campus Complex) 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노래에 맞춰 휴대용 조명 등을 흔들며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 교내 행진에 들어갔다.이날 행진의 특징은 앞선 시위에서 "해방 이화, 총장 사퇴"였던 구호가 "해방 이화, 총장 해임"으로 바뀐 것이다.이는 본관을 점거 중인 재학생들이 농성의 방향을 '이사회'로 바꿨기 때문으로 보인다.학생들은 지난 2일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총장의 사퇴 거부로 스스로 책임질 의사가 없음이 확실해졌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향후 열쇠는 이사회에 달려있다고 판단한다"며 "우리는 이 시간부터 총장 사퇴라는 목적을 견지하되 총장 해임권을 가지고 있는 이사회에 사태 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이에 대해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은 열흘 뒤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퇴 서명에 동참하지 않은 교수들이 80%가 넘는 상황에서 총장 해임을 논의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총장 해임"을 외치며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다시 ECC 계단에 모여 앉아 성명서 낭독, 자유 발언 등의 시간을 이어갔다.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학생들의 시계는 2016년 7월 30일에 멈춰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며 "경찰 1600명과 맞닥뜨린 학생들뿐만 아니라 그날 본관에 없었던 학생들 또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두려움, 무력감, 좌절과 슬픔에 7월 30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70일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많이 지쳤지만 학생들에게, 교수님들께, 더 나아가 세상에 우리의 뜻을 담은 목소리를 냈다"며 "더디지만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의 시위는 역사가 돼 강물처럼 흘러, 끝내 단 한 명의 학생의 목소리를 듣던 처음의 이화를 되찾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대 본관 점거 농성은 7일로 72일째를 맞았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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