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의 한 강소기업이 대기업을 믿고 독점판매권을 부여했지만 계약과 달리 판매가 부진하여 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블루투스 등을 전문생산하는 모비프렌 허주원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대기업 갑질 횡포를 주장하며 16일째 삭발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모비프렌은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수상, 2017년에는 경북도 청년고용 우수기업, 2018년에는 글로벌 강소기업에 선정되는 등 지역의 전도 유망한 중소기업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국 아마존에 입점해 하루 50개 이상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CJ의 갑질 횡포를 호소하고 나선 것. 모비프렌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제품 생산에만 주력한 후 마케팅을 전혀 몰라, 2016년 8월 대기업 CJ ENM에 국내 독점 판권을 넘긴 후 회사가 도산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2016년 7월 CJ ENM 관계자들이 모비프렌 영업팀과 접촉한 후, CJ 측은 시장조사 결과 회사 제품이 가장 우수해 계약 시 브랜드와 매출을 키워주겠다고 해, 그 해 독점납품 CJ ENM 계약도 체결했다.
당시 작성된 계약서 내용은 2016년 8월 1일~2018년 12월 31일까지 2년 5개월간 CJ는 모비프렌에서 최소 98억6천만원어치의 제품을 구매하고 연도별 '최소 구매 금액'은 2016년 13억6천만원, 2017년 40억원, 2018년 45억원으로 판매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계약서 같은 기대감은 계약 후 3달 만에 무너졌다. 계약서 상에는 2016년 최소 구매금액은 13억6천만원으로 계약 첫 달인 8월부터 12월까지 모두 5개월간 모비프렌은 월평균 2억7200만원(13억6000만원÷5개월)어치의 제품이 나갈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CJ는 8월 첫 달엔 월평균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4억9100만원, 9월 1억1400만원 등 4개월간 총구매액은 13억6천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8억8900만원에 그친 것은 물론, 2017년에는 판매실적이 더욱 부진해 2017년 1월 7200만원, 2월 3600만원, 3월 2억3900만원에 그친 후 4월엔 제로상태였다.
매출실적 부진으로 인해 모비프렌은 직원 인건비 등을 충당할 수 없어 2016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12억5천만원을 대출받아 사업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J 측은 "처음에 유통망 확보가 어려워 계약을 불이행한게 맞지만 판매부진은 애플의 신제품 에어팟 등이 출시되면서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며 “우리는 한 개라도 더 팔고 싶었지만 뜻대로 안 됐다”고 반박했다.
당시 CJ ENM 은 50여 명의 연예인과 16개 홈쇼핑 방송보유로 중국과 동남아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어, 우리 목표는 L사를 잡는게 목표로 나중에 브랜드가 커진 뒤 배신하지 말라는 다짐도 했다고 모비프렌은 밝혔다.
구미 박미희 기자 time133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