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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경제

선물세트 과대포장‘여전’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9.12 20:04 수정 2016.09.12 20:04

열어보니 '애걔~'… 고마움보다 쓰레기에 짜증열어보니 '애걔~'… 고마움보다 쓰레기에 짜증

"거래처에서 추석 선물로 건과류 세트를 집으로 보내왔는데, 큼지막한 포장 박스를 열어보니 아몬드, 호두 등을 종류별로 120g씩 담은 작은 플라스틱 용기 6개가 전부였어요. 내용물을 꺼내고 재활용 분리수거 위해 빳빳하고 두꺼운 종이 포장박스를 힘겹게 해체하면서 짜증이 났습니다." (41세 직장인 이모씨)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2일, 올해도 어김없이 과대포장된 추석 선물세트 탓에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 한편으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부풀린 포장으로 폐기물과 재활용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상품에 소비자가 현혹되는 시대는 지났다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의 '비뚤어진 상술'은 여전했다. 단속 대상이 되는 선물세트 '과대 포장'은 빈 공간이 포장박스의 일정 비율을 넘거나 제품의 포장이 3중 이상인 것을 말한다. 허용되는 포장 공간 비율은 품목에 따라 ▲음료, 주류, 의류 10% 이하 ▲가공 식품, 건강 기능 식품, 화장품류, 세제류 15% 이하 ▲제과류 20% 이하 ▲문구류, 지갑, 허리띠 30% 이하 ▲완구,인형류 35% 이하 등으로 세분돼 있다. 특히 명절에 판매량이 많은 식품, 화장품 등 종합 선물세트(종합제품)는 포장횟수 2차 이내, 포장공간비율 25% 이내의 포장방법을 준수해야 한다.환경부와 지자체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추석연휴 직전인 오는 13일까지 선물세트 과대 포장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있고, 위반율은 예년에 비해 낮았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추석선물을 받아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수준은 달랐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30대 주부는 "사과와 배가 함께 든 과일 선물세트가 많이 들어왔는데, 포장에 쓰인 보자기나 박스는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이쁘지만 딱히 쓸데도 없다"면서 "앞으론 과일이 상하지 않는 정도로 최소한의 포장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대포장은 자원낭비, 환경오염, 쓰레기 처리의 어려움은 물론 상품 가격 인상 요인으로도 작용하기도 한다. 게다가 일부 업체의 과대포장은 ▲선물세트 자체에 손잡이를 만들어 추가 쇼핑백 사용을 줄이거나 ▲플라스틱 용기 대신 옥수수, 감자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용기 사용 ▲스티로폼 대신 재생용지를 완충제로 쓰는 등 '친환경 포장'을 위해 애쓴 다른 업체들의 노력마저 무색케 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외형이나 화려함보다 실속을 추구하는 선물 문화가 자리잡는 추세에다 매년 명절 환경부와 지자체가 집중단속을 해왔기 때문에 과거보다 과잉포장은 상당히 줄어들긴 했다"면서도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판단을 하는 일부 제조·판매자들 때문에 업계 전체가 도매급으로 비난받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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