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전자기기업체이자 인기 게임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을 개발한 콘솔게임의 거장 소니가 모바일 게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니는 게임업계의 대표 경쟁사 닌텐도가 증강현실(AR) 기반 게임 '포켓몬 고'로 대성공을 거둔 것에 대응해 모바일게임을 핵심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소니의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FT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바일게임은) 우리가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가전전시회에 참석한 가즈오 CEO는 경쟁사 닌텐도의 '포켓몬 고' 성공을 극찬했다. 그는 "포켓몬 고는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라며 "유저들의 움직임 자체를 바꿨다는 사실에 매우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포켓몬 고는 "비디오 게임 업계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린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며 소니 게임에도 AR 기술을 도입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기존 콘솔게임에 집중하던 사업모델을 모바일게임으로까지 확장하는 것은 상당한 전환"이라고 말했다.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소니와 닌텐도는 그동안 콘솔게임에만 집중하고 모바일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닌텐도는 지난 3월에야 첫 모바일 앱 '미토모'로 모바일 시장에 진출했다. 모바일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셈이다. 심지어 '포켓몬 고'마저도 닌텐도가 아닌 미국 나이언틱이 캐릭터 사용 권한을 받아 만든 게임이다. 소니의 경우 대표 콘솔 플랫폼인 플레이스테이션을 휴대용 게임기 PSP와 익스페리아 스마트폰 등에 접목하는 등 다양한 시도는 해왔지만 그럴싸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해 왔다.IHS마르키트의 스티브 베일리 게임사업연구원은 "소니와 닌텐도는 자체 콘솔 플랫폼을 보유하고 이로부터 최대한 많은 수익률을 내고 시장점유율을 지키려고 노력해왔다"며 "하지만 시장판도가 바뀐 현재 더 이상 모바일 게임을 무시할 수 없어졌다"고 지적했다.실제로 일본 모바일 게임 업계의 사업규모는 콘솔 업계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일본의 1인당 모바일 수익은 전 세계 1위다. 일본에 이어 한국과 중국이 2, 3위를 기록하고 있다.소니도 이러한 시장 변화를 의식하고 있다. 가즈오 소니 CEO도 "일본 게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을 공략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