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고령화되고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가계의 소비 심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2분기 가계소득은 430만6000원, 지출은 328만1000원으로 흑자액은 102만5000원을 기록했다. 가계가 소득의 4분의 1 가량은 쓰지 않고 저축했다는 뜻이다.2분기 가계 흑자액은 2003년 이후 13년만에 최대치다. 5년 전인 2011년 2분기(70만8000원)와 비교하면 45% 가량 흑자 규모가 커졌다.2분기 가계 소비지출은 249만4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소비지출 증감율은 지난해 4분기 1.7%, 올해 1분기 0.6%, 2분기 0.0%로 점차 위축되는 추세다.소비지출 12대 비목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34만9000원에서 32만9000원으로 4.2%나 감소했다. 곡물(-12.6%), 유제품(-6.7%), 과일및과일가공품(-4.0%), 당류및과자류(-9.0%) 등의 지출이 모두 줄었다.교육비 지출은 23만원으로 0.7% 줄었다. 교육비 지출은 1분기(-0.4%)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규교육에 대한 지출은 12.1% 늘었지만 '학원 및 보습교육' 지출은 4.1% 감소했다.가계는 의류나 가정용품에 대한 지출에 있어서도 씀씀이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신발 지출(16만5000원)은 2.5%,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10만4000원)은 5.1% 감소했다.주거·수도·광열비 지출은 27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연료비는 10.1%나 감소했지만 전셋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실제주거비는 6.0%나 늘었다.주류·담배 지출은 3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담배의 경우 2분기 지출이 10.9%나 늘어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 감소 효과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고령화의 영향으로 보건 분야 지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2분기 보건 분야 지출은 17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치과서비스(+28.5%), 의약품(+6.2%), 외래의료서비스(+2.3%) 등이 증가했다.가계 소비 성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10년 전 46~47세 수준이던 가구주 평균 연령은 지난해 50세를 넘어선데 이어 올해 2분기 51.21세까지 높아졌다.가구주 연령대별 소비성향은 39세 이하에서 74.4%, 40대에서 76.2%였지만 50대는 65.2%, 60세 이상은 65.5%에 그쳤다.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소비성향은 30대와 40대 가구에서 높은 편인데 인구 고령화로 인해 60대 이상 가구주 비율이 높아진 것이 소비성향 하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