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하나금융그룹 이사회 윤종남 의장이 관치금융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내년 3월 차기 회장 결정을 앞둔 이사회는 이번 주 김정태 회장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김정태 회장은 3연임에 도전할 예정이다.17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오는 22일 이사회에서 김정태 회장을 회추위에서 제외하는 안건을 논의하고 의결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회추위를 내년 초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회추위 구성원은 윤종남 이사회 의장과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7명이다. 애초 규정상 이해관계 대상자는 회추위에 참석하지 않지만, 금융당국이 이를 문제 삼자 김정태 회장을 아예 회추위 명단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의 '셀프 연임'을 문제로 삼았고, 금융감독원은 관련해서 KB금융과 하나금융에 경영유의 조치를 했다.김정태 회장이 회추위에 들어가지 않기로 한 것은 사실상 3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의 요구도 연임 의사가 있는 후보자가 회추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하나금융 이사회는 이 같은 이사회 안건을 상정하면서 금융당국의 관치금융을 비판하고 나섰다. 윤종남 이사회 의장은 "하나금융지주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민간 기업"이라며 "지나치게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만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에 없는 규제도 있다"고 꼬집고 "지금도 하나금융은 (이사회를) 공정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금융당국의 지적을 부인했다.한편 이날 박문규 사외이사도 돌연 사퇴했다. 박문규 이사는 "나와 관련해 최근 터무니없고 전혀 사실이 아닌 음해성 소문이 일부 언론에 게재되고 회자했다"며 "70 평생 가꿔온 소중한 명예와 기업의 평판에 심각하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가 언급한 음해성 소문은 하나금융이 박 이사가 대표로 있는 에이제이의 물티슈를 수억원어치 구매했다는 의혹이다. 박 이사는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로부터 위임받은 소중한 책무를 최선을 다해 실천해 왔다고 자신한다"며 "이런 상황에 크게 실망감을 느꼈으며 하나금융을 사랑하지만 제 명예와 가족, 회사의 명예도 중요해 사외이사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박 이사의 사퇴로 생긴 공석 충원도 함께 논의한다. 이사회는 현재 차기 회장 후보 명단을 추리고 있으며 내년 초 회추위에서 확정한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