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유치 과열 경쟁으로 카드 불법 모집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1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카파라치' 신고 건수는 21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증빙 서류를 검토해 절반가량인 108건에 포상금이 지급됐다.금융당국은 불법 신용카드 모집을 막기 위해 해당 행위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카파라치' 제도를 2012년 12월 도입했다. 신고 건수는 2013년 132건, 2014년 576건, 2015년 218건으로 연도별로 편차가 컸지만 매년 소비자가 신고하는 건수만 수백건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2014년 신고 건수가 급증한 것은 포상금 연간 상한액이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상금을 노리고 불법행위를 유도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해 얼마 못가 100만원으로 다시 조정됐다.신용카드 불법모집으로 금융감독당국의 제재를 받은 모집인도 2011년 9명에서 2012년 7명, 2013년 22명, 2014년 32명, 2015년 45명으로 증가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은 카드사들은 우리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3곳이었다. 불법모집 유형은 과다경품제공과 타인에게 신용카드 회원모집을 위탁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카드사나 모집인은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고객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연회비에 웃돈을 얹어 현금을 지급하거나 경품을 제공하는 사례도 많다.롯데카드의 한 모집인은 연회비가 없는 카드를 발급하면서 현금 15만원을 제공해 1년여 동안 262건의 신용카드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카드 모집인도 카드 발급 조건으로 최소 1만원에서 12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다 적발됐다.타사의 카드를 유치한 실적을 교환하는 사례도 잦았다. 모집인은 영업활동을 할 때 소속 카드만 권유하고 다녀야 하지만 고객이 해당 카드가 있다고 하면 서로 타사의 카드를 유치해 수당을 챙겼다.불법 카드 모집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법을 지킬 유인이 적을 뿐더러 단속도 허술하기 때문이다. 모집인에 대한 임금체계는 철저히 실적에 따라 일종의 수당을 받는 구조인데 1장 발급하는데 최소 10만원 이상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모집인들이 고객들에게 경품으로 몇만 원을 줘도 '남는 장사'가 되는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연회비를 지원받고 카드를 발급받는 것이어서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또 그동안 금융당국의 제재 외에 여신금융협회는 '신용카드 모집인 운영규약'을 통해 불법영업을 하는 모집인 대해 최대 2년간 모집인 등록을 못하게 제재해 왔는데 감사원이 여신협회의 근거없는 권한이라고 지적하면서 올해 1월부터 해당 제재는 카드사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모집인을 통해 카드를 발급하는 비중이 은행 등이 있는 금융지주계열도 절반 정도에 달한다"며 "모집인에 기본금을 지급하는 체계도 아니기 때문에 카드사가 적극적으로 불법 모집을 단속하거나 모집인 자체를 줄일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되레 카드사간 경쟁심화로 지난해 카드모집과 부가서비스 등 카드비용은 2014년 10조601억원보다 9975억원 늘어난 11조576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이에 따른 판관비도 3조505억원으로 2314억원(8.2%) 불었다.이러한 구조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발급 수수료 등으로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 카드사는 어떻게든 비용을 메우기 위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의 금리를 올리거나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비용을 보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카드업계 관계자는 "제휴 카드 모집인까지 합치면 모집인이 7만명이 넘는다"며 "불법 모집 행위를 근절할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고 말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