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면서 신용거래 융자 잔고가 연중 최고치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확장적 통화·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간 데다 국내 증시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지난 8일을 기준으로 7조65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지난 6월29일 6조7347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 19일부터는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시장별로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가 지난 6월 말보다 17.1% 늘어난 4조3097억원으로 56.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3조3407억원으로 6월 말(3조1091억원) 7.4% 늘어나는데 그쳤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는 지난 5월16일 3조3477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불과 70억원 차이에 그친다. 신용융자는 투자자들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주식거래의 결제를 위해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통상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해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용융자는 대부분 개인들로 시장이 좋은 상황에서 위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서 나타난 결과"라며 "추가적으로 주식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개인들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증시가 꺾이느냐, 안꺾이느냐가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당분간 단기 조정이 나올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상승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통화 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신흥국,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신흥국 증시의 상승세에 더해 2분기 상장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박스권 돌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3일 2000선을 돌파한 뒤 대외 여건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전날 2040선을 넘으면서 박스권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7월 초까지만 해도 600선에 머물렀지만 13일 700선을 돌파한 뒤 최근에는 700선에서 상승폭을 높여가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