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천원 40장이 연결된 전지권이요? 15만원은 줘야 살 수 있어요."서울 남대문 지하상가의 한 화폐 등 수집품 거래소. 한국은행이 지난 2005년 창립 55주년을 기념해 발행한 '1000원 전지은행권'은 12년이 지난 지금, 4배나 값이 뛰었다.2018년도 평창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만든 2000원 기념지폐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희소성 화폐' 재테크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평창 2000원권 지폐는 예약 판매를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총 230만장 발행 계획인데 24장 전지형 4만세트(96만장)와 2장 연결형 21만세트(42만장)는 이미 동났고, 낱장형만 일부 남아있다. 이 기념 지폐를 사기 위해선 8000원을 내야 한다. 2장 연결형은 1만5000원, 24장 전지형은 16만8000원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전지형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낱장형 예약 수요도 많아 조만간 할당량을 모두 소진할 것 같다"고 했다.2000원권 기념 지폐의 높은 인기는 희소성 화폐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은이 평창 기념 지폐를 230만장 외에 추가 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일단 희소성은 확보했다.화폐수집상 용모씨는 "평창 기념 지폐는 일단 가지고 있으면 가치가 계속 올라 적어도 손해를 보진 않을 것"이라며 "국제 대회이다 보니 세계 지폐 수집가들의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화폐 재테크의 생명은 '희소성'이다. 12년 전 발행한 구 천원 전지권은 이미 액면가의 4배 가까운 돈을 내야 살 수 있다. 낱장으로 자르지 않고 가로 5장, 세로 8장 등 40장이 붙어 있어 액면가는 4만원이지만, 15만원은 줘야 살 수 있다. 당시 포장비와 부가가치세를 반영한 실제 판매금액(5만2300원)과 비교해도 가치가 3배나 뛴 셈이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는 구권이라 몸값은 더 높아졌다.2015년에도 현재 유통되고 있는 1000원 45장 연결형 전지권을 발행했지만, 값은 거의 뛰지 않았다. 1차 판매분인 5만 세트가 일주일 만에 동나 추가 발행을 하면서 희소성을 잃었다.화폐뿐 아니라 동전도 희소성만 뒷받침해주면 부르는 게 값이다. 대표적인 예가 1998년산 500원짜리 동전.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동전 회수율이 크게 늘어 500원짜리 동전을 불과 8000개밖에 만들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자 자연스레 희소성이 생겼다. 용씨는 "98년산 500원짜리 동전을 눈으로 직접 본 지 꽤 됐다"며 "수집가들의 인기가 높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0만원에 거래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