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한 지사장이 공사 비밀정보를 가족회사에 무단으로 유출해 파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국힘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 사진)이 16일 LX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사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LX의 측량정보시스템 랜디고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이용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이 넘게 공사의 비밀정보에 해당하는 측량정보 파일을 친형 및 배우자가 공동 대표로 등록된 지적측량업체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지난 14일 파면 조치됐다.
A씨는 해당 업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휴가원을 제출하고 업체 직원에게 측량 장비 및 프로그램 운용 교육을 진행하는가 하면, 공사 직원이 업무관련으로 업체에 연락하면 본인이 내용을 전달받아 직접 처리하는 등 공사 자산, 업무 노하우, 비밀 정보 등을 이용해 해당 업체의 업무에 실질적으로 종사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LX 직원에 의한 측량정보 무단 유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공개된 징계의결서에 따르면 LX 직원인 B씨는 측량 파일을 내려받고 외부 업체에서 측량에 사용 가능하도록 변환한 후 본인의 웹메일로 지난해 7월부터 감사일 현재까지 143건의 측량 파일을 유출하다 적발됐다. 또 같은 지사에서 근무하던 C씨도 245건 측량정보를 외부 업체에 유출했다. 해당 직원은 은퇴 전 사내 은퇴 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돼 사무실 출근 의무가 없었지만 정보 유출을 목적으로 108회나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LX는 감사 끝에 B씨를 파면하고 C씨와 관련 업체 모두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혐의자가 없는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윤 의원은 설명했다.
윤재옥 의원은 “측량정보 무단 유출 사건이 연달아 터지는 것을 보면 단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LX내부에 오래 전부터 곪아왔던 문제들이 이제야 터진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LX는 신뢰성 회복을 위해 이번 사건을 철저히 감사해 관련 혐의자에게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