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역대로 가장 더운 세월을 보냈다. 더위도 사람의 목숨을 뺏을 수가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경험했다. 사계절서, 봄과 가을도 점차 없어진다는 것도 겪었다. 이건 기후위기서 이젠 기후재난의 한 가운데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지난 8월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전국서 2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3019명'이 됐다. 2018년 사망자 48명을 포함해, 총 452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신고 된 온열질환의 78.0%(2354건)는 실외였다. 작업장이 전체의 31.3%, 논밭이 14.6%를 차지했다. 길가는 9.5%, 운동장(공원)은 5.0%였다. 기후재난은 여기서 그치질 않았다.
지난 13일 국립수산과학원의 ‘2024 수산 분야 기후변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1968년부터 2023년 56년간 전 지구 표층 수온이 0.7도 올랐다. 한국 해역의 표층 수온은 1.44도나 상승했다. 표층 수온 상승 폭은 동해가 1.9도로 가장 컸다. 서해 1.27도, 남해 1.15도 순이었다.
지난 11일 극지연구소의 아라온호에 따르면, 북위 77도에서 처음으로 오징어 유생(완전한 성체로 자라기 전의 상태)을 채집했다. 지난 해엔 대게를 다수 채집했다. 북극해 밖에 살던 해양생물이 점차 북극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9월 유럽연합(EU)의회서 최종 통과한, ‘EU 자연복원법’에 따르면, ‘6년 후인 2030년까지 육지와 바다 면적의 최소 20%를 복원한다. 2050년까지 복원이 필요한 모든 생태계를 복원한다’이다.
지난 8월 29일 한국 헌법 재판소에 따르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만 정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 목표를 정하지 않은 현행법은 헌법상의 기본권인 환경권을 침해한다.’였다. 2030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현행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1항은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여기엔 근본대책이 거의 다 들어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운영한 폭염 종합대책을 지난 달 30일자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책 기간에는 폭염대책 T/F팀을 가동했다. 시 및 구·군 관련 부서, 유관기관을 포함해, 연인원 5,682명이 참여했다. 폭염 3대 취약분야인 노숙인, 쪽방주민, 독거노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과 공사장 현장근로자, 노년층 농업종사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폭염 대응을 추진했다.
노숙인 현장 대응반은 얼음 생수, 쿨 토시, 마스크 등 냉방·위생용품을 지원했다. 쪽방상담소는 96대서 올해 15대를 추가 설치했다.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의 안전 확인을 위해 재난 도우미 7,321명이 방문(연인원 308,942명)하고, 날마다 전화 안부를 확인(총 105만 5,899회)했다. 공사장 현장 근로자 보호엔 관내 총 191개 소 건설 공사장에 대해 폭염 취약시간대(14~17시)에는 옥외 작업을 중지하도록 권고했다.
노년층 농업 종사자(총 6,867명)를 대상으로는 장시간이나 나 홀로 농 작업을 피하도록 홍보했다. 쿨링 포그(물안개 분사장치) 8개 소(기존 89개 소), 바닥분수 1개 소(기존 77개 소) 등 115개 소를 추가 설치했다. 뜨거운 도심 열기를 식히기 위해 달구벌대로 등 6개 구간(13.6㎞)에서는 도로 살수(撒水) 자동 시스템(클린로드)을 하루 4회나 가동했다.
폭염 일수는 지난해 27일보다 두 배 가까운 53일이었다. 열대야 일수 역시 36일에 달한다. 지난해 11일과 비교해 3배였다. 역대 가장 더웠던 1994년의 60일, 2013년 54일에 이어 3위의 폭염일이 발생했다. 밤의 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인 열대야 일수에서도 37일간 이어졌던 1994년에서 하루 모자란 36일을 기록했다.
이는 기후재난이다. 탄소중립과 온실가스를 유럽연합(EU) 의회와 우리의 헌재 판결이 '우선'은 근본대책이다.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온열환자서 지구가 불덩어리가 될 게다. 이를 막는 길은 헌재의 결정에 따른 실천 뿐이다. 이건 임시 방편이라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