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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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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이 한국 작가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소설가 한강은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됐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후 국내서는 2번 째다. 아시아에서는 1913년 인도의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1968년 일본 가와바타 야스나리, 1994년 일본 오에 겐자부로, 2012년 중국 모옌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 후 12년 만에 5번 째 54세의 한강이 수상을 하게 됐다. 역대 수상자 중 여성으로는 아시아 최초로 18번 째 수상을 한다.
한강의 작품은 여성 주인공의 아품, 트라우마 등을 다루어 주목을 받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수상자 발표를 하면서 "그녀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다.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한강은 한림원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말 정말 감사하다. 너무 놀랐고 영광이다. 한국 독자들 동료 작가에게 좋은 소식이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한강은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쓴 소설가 한승원의 딸이다. 한강은 1970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는 임강오씨 2남1녀 중 장녀다. 남편은 문학평론가며 교수인 홍용희씨다. 성장하면서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나오고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잡지 센터에 기자로 일했다. 1993년 '문학과 사회'에서 '서울의 겨울'과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걸었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해 외국에 이름이 알려졌다.
그 후에 2017년 5.18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데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 2019년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제33회 인촌상을 받았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1100만 크로나 (14억 3000만 원)의 상금과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전남 장흥에 거주 중인 아버지 한승원 작가는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11일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세상이 꼭 발칵 뒤집어지는 것 같았다. 우리 강이가 상을 탈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며 당황했다.
딸의 문학 세계에 대해서는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작품은 광주하고 4.3이 연결되면서 국가라고 하는 폭력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그런 것들에 여린 인간들에 대한 어떤 사랑 같은 거, 그런 것들이 좀 끈끈하게 묻어나지 않았나. 그것을 심사위원이 포착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AP통신은 "기생충과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그룹의 성공과 함께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채식주의를 거부하고, 4.3과 5.18 사건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한강의 작품을 비하하는 소리가 SNS에 떠돌고 있다. 그러나 한강은 소설가며 그의 작품은 소설이다. 노벨상 문학으로 먼저 평가해야 한다. 라오스를 방문 중인 유석열 대통령도 "대한민국 문학사상 위대한 업적이자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라며 SNS를 통해 축하를 보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서점가에는 '한강 돌풍'이 불고 있다.
한강이 출간했던 서적 판매량이 하루 사이에 수 천배를 뛰면서 교보문고와 예스24에서만 13만 부 이상이 팔렸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희랍어 시간",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등 그의 작품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고 물량은 동이 나서 증쇄를 할 계획이다. 국내외 언론 매체가 한국 최초, 여성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의 쾌거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죽음과 폭력의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시적인 문장에 담아 낸 새로운 차원의 작품이 세계 문학계를 흔들고 있다. 경제 선진국으로 한류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면서 노벨상 불모지 오명을 벗고 국제사회에 우리의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은 12월 10일 개최 할 계획이다. 영광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된 한강에게 기자 인터뷰 요청을 하면서 축하 파티 계획을 물었더니 "지금 세계는 중동 지역 전쟁으로 수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축하 파티는 할 수 없으며 가족과 조용히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한다.
문학하는 사람 뿐 아니라 누구도 한강의 문학세계를 알고 싶어 그의 작품을 읽고 그의 문학 강론을 듣고 싶다. 우리 민족이 겪어 온 트라우마에 대한 문학적 진단과 힐링이 작품속에 있어서 현대 인류를 감동시킬 수 있다면 한강이 만든 또 하나의 한강의 기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