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진화과정을 축약해 보면, 질병과 투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투쟁에서, 백신(vaccine)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코로나19가 한국서 대유행을 할 때, 백신의 소중함도 알았다. 백신은 체내에서 인위적으로 면역 작용을 유도하기 위해 독성을 제거하거나, 약화시킨 항원이다. 세포성 면역이나 체액성 면역은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스스로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은 ‘자연면역’이다. 아직 면역력을 갖추지 못한 신생아나 면역력이 감소한 어르신의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면역력을 높인다. 이는 ‘인공 면역’이다. 인공 면역의 대표적 예가 ‘백신’접종이다. 백신은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파스퇴르(Luis Pasteur)가 붙인 이름이다. 영국의 외과의사 제너(Edward Jenner)는 천연두 예방접종의 창시자다.
2020년 정부 자료 등에 따르면, 국가필수예방접종을 포함한 주요 백신 28종서 순수한 자급자족 개념의 백신은 11종(39%)에 그친다. 이는 원료(원액)를 수입해, 제조하는 백신을 제외한 개념이다. 28종은 필수정기 예방접종 19종(B형간염·일본뇌염·수두·인플루엔자·장티푸스 등), 기타 예방접종 4종(개량 BCG·소아장염·대상포진·수막구균성 수막염), 대유행·대테러 대비 5종(두창·탄저·조류 인플루엔자·세포배양 인플루엔자·콜레라) 등이다. 28종 중 절반인 14종은 해외에서 완제품으로 수입해야 한다. 원료만 수입해 국내 제조하는 백신은 3종이다. 전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면, 한국은 ‘백신 빈국’이다.
지난달 26일 경북도가 안동 예술의 전당 국제 회의장에서 ‘신·변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경북 국제백신산업포럼(International Vaccine Industry Forum 2024: IVIF 2024)을 개최했다. 올해 행사는 2024경북 바이오산업 엑스포와 연계한 부대행사(백신 분과 컨퍼런스)로 개최됐다. 국내외 산·학·연·관 백신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글로벌 백신 허브 경북 바이오 백신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포럼은 세 개 세션으로 나누어, 주제 발표와 자유 토론으로 진행 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글로벌 백신산업에서 공공-민간 파트너십’이라는 주제였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이 좌장으로 진행했다. 임재환 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장이 ‘미래 전염병 대비를 위한 백신개발: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KAVAD)의 전략 계획’, 양재승 국제백신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장티푸스 접합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박진선 SK바이오사이언스 사업개발 본부장이 ‘미래 팬데믹 대비를 위한 공공-민간 파트너십 내에서 백신 제조사의 역할’을 발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백신의 보편적 보급과 글로벌 헬스’라는 주제로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이 좌장으로 진행했다. 말레이시아(Pharmaniaga), 인도네시아(ETANA), 태국(Siam Bioscience) 등 아세안 국가의 핵심 제약회사 대표들이 연사로 나섰다. 각국 백신 개발 현황 및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파트너십을 다뤘다. 포럼 전날(9.25.)에는 발표를 맡은 해외 연사를 대상으로 백신상용화지원센터,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SK바이오 사이언스 등 백신산업 클러스터 투어로 경북 백신산업 홍보도 진행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글로벌 진출형 국내 혁신 바이오 기술개발’이었다.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좌장으로 진행했다. 정철호 LG화학 상무가 ‘한국에서 필수 예방 접종 백신의 자국화 현황과 LG화학의 백신 개발 여정’, 최덕영 인테라 대표이사가 ‘바이러스 유사입자(VLNP) 기반 신급성 위장관염 백신의 개발’, 이장호 스템 메디케어 대표이사가 ‘새롭게 발견된 태초 면역체계 기반의 차세대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정우 메타AI과학국장은 감염병 대응 글로벌 협력 체계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국민건강’에서부터 백신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이번 포럼에서부턴 ‘백신 빈국에서 부국’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