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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축제, 만학도가 운영 ‘주막촌’ 인기 짱

황보문옥 기자 입력 2024.09.26 14:33 수정 2024.09.26 14:59

‘엄마 손맛’ 가득한 메뉴로 젊은 학생 발길 이어져
글로컬라이프대학 50~60대 주부 학생 요리 실력 뽐내
평소에도 봉사활동, 체육대회 등으로 단합 과시 ‘눈길’

↑↑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주부 만학도들이 가을 축제에서 '엄머 손맛'을 자랑하고 있다. 대구대 제공
대구대 평생교육 만학도들이 대학축제의 꽃인 '주막촌'에서 엄마 손맛으로 음식을 선보이면서 학생들이 몰리는 신풍속도가 대학가를 달구고 있다.

26일 대구대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6시 대구대 경산캠퍼스 성산대로는 가을축제를 맞아 주막촌에 몰려든 학생과 지역민들로 가득했다.

대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30개에 달하는 학과 주막에는 재치 넘치는 음식 이름으로 채워진 메뉴판들이 지나가는 사람을 유혹하고 있었다.

주막을 운영하는 20대 젊은 학생들은 지나가는 주로 학과 선·후배, 교수, 친구들을 손님으로 받는 ‘지인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주막은 화려한 메뉴판도, 호객 행위도 없었지만 문전성시를 이뤘다. 글로컬라이프대학은 만학도라 불리는 성인학습자 230여 명이 공부하고 있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이다.

이 주막에서는 50~60대 어머니 또래의 학생이 뛰어난 요리 실력으로 일사분란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메뉴판에는 부추전, 오징어무침회, 소고기국밥, 두부김치, 납작만두, 순대볶음, 떡볶이, 어묵 등이 보였고 가격도 5000원에서 1만 원 사이였다.

주막 손님 중에는 젊은 학생들이 상당수였다.

이곳을 찾은 조민규 학생(사회복지학과 4학년, 23)은 “요즘 물가로 비하면 저렴한 것 같다. ‘엄마 손맛’으로 만들어진 음식들은 가게에서 팔아도 될 만큼 맛이 좋았고, 가격에 비해 양도 푸짐했다”고 말했다.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학생회장인 실버복지·복지상담학전공 4학년 이상진(64·여) 씨는 “학과에는 만학도로 공부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다들 요리에는 일가견이 있어 이번 축제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식과도 같은 학생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면서 축제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은 추억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단과 대학은 비단 대학 축제만이 아니라 봉사활동, 체육대회 등 다양한 학과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의 단합을 도모하고 있다.

이날 주막촌 운영을 통해 나온 수익금도 다음 달 있을 체육대회에서 단체 티셔츠를 맞추는 등 학과 활동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또 이 학생들은 매년 동해안 지역 해변가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등 사회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양흥권 대구대 글로컬라이프대학 학장은 “100세 시대 평생교육이 활성화되면서 대학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 속에서 20대 학생과 만학도들이 대학 축제를 함께 즐기는 것은 대학의 새로운 모습이며 축제에서의 소통과 교감을 통해 세대 간 격차를 줄이고 세대공감의 폭을 넓히는 데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성인학습자의 평생학습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교육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의 지원을 받아 성인학습자(만학도) 중심 대학을 신설했다.

또 지난 2023년 ‘2주기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LiFE 2.0)’에 선정돼 2년간 약 2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글로컬라이프대학(성인학습자 중심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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