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해성 논란을 빚고 있는 생리대와 마찬가지로 유아용 기저귀 역시 당국의 안전기준이 미흡한 것으로 알려지며 소비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현재 유아용 기저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관리하고 있지만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해물질을 걸러낼 법과 제도가 미비하다는 점이 지적된다.9일 현행법에 따르면 국내 유아용 기저귀는 국가기술표준원의 5가지 안전요구사항과 더불어 어린이용품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중금속·화학첨가제 등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산업통상자원부 소속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유아용 일회용 기저귀 안전요구사항은 △산도(pH) 3.0~10.0 △형광증백제가 용출되지 않을 것 △폼알데하이드 20㎎/㎏ 미만 △염소화페놀류(PCP, TeCP) 0.5㎎/㎏ 이하 △염색 제품의 경우 아조염료 30㎎/㎏ 이하 등이다.이 외에도 중금속(안티모니·비소·카드뮴·크로뮴·납·수은·셀렌늄 등) 화학첨가제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기준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하지만 김만구 강원대학교 연구팀 실험에서 일부 생리대에서 검출된 것으로 알려진 국제암연구소 지정 1군 발암물질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 등에 대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기저귀에 적용되는 화학물질 규정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하는 일회용 생리대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약처의 생리대 기준 항목은 △형광증백제 △산·알카리 △색소 △포름알데히드 △흡수량 △삼출 등이다.각 부처가 관리하는 소수 화학물질을 제외하고는 생리대나 기저귀에 각종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이 사용돼도 제재할 수단이 없는 셈이다.산자부가 관리해오던 유아용 기저귀는 내년 4월부터 식약처로 소관 부처가 옮겨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리대와 마찬가지로 인체에 접촉되며 제품에서 나오는 화합물질이 체내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어 안전관리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다.식약처는 생리대와 더불어 유아용 기저귀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에 대해 전수조사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처의 조사에도 생리대에서 시작된 소비자 불안은 유아용 기저귀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생리대와 마찬가지로 기저귀 역시 비슷한 원재료가 사용돼 유해성 측면에서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유에서다.이에 생리대·기저귀 업체들은 두 제품에 사용되는 원재료가 다르다며 논란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저귀 시장 점유율 1위는 유한킴벌리로 45%다. 이어 LG생활건강·깨끗한나라·한국P&G 등이 각각 10%를 차지하고 있다.기저귀 업체 한 관계자는 "생리대와 기저귀는 흡수제, 부직포 등 원재료나 제조공정이 다르며 생산되는 공장도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하지만 이 관계자는 기저귀에서 발암물질 등 인체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을 것으로는 확신하지 못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