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총세수에서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초고자산가 보유세 인상' 언급에 따라 다시 보유세 카드가 추가 부동산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보유세 인상 여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어 향후 관련 논의가 주목된다. 6일 국회예산정책처와 OECD 세수통계(Revenue Statistics)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총세수에서 부동산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3.2%로 집계됐다.이는 OECD 평균인 3.3%보다 0.1%포인트(p) 낮은 것으로, 35개 회원국 중 14번째에 해당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세수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으로, 10.1%에 달했다. 이어 캐나다와 영국이 각각 9.7%와 9.6%로 높은 보유세 비율을 나타냈다. 이웃나라 일본의 보유세 비율은 6.4%로 우리의 2배에 달했다. 보유세가 총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룩셈부르크로, 불과 0.2%에 그쳤다.우리나라 보유세 비율은 1990년까지 2%대에 머물렀으나 1991년 처음으로 3%대로 올라섰다. 이후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겪은 뒤 1998~2005년까지 다시 2%대로 내려갔다. 2007~2008년에는 총세수 대비 보유세 비율이 3.6%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이후 점차 낮아져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국회예산정책처는 "(통계를 보면) 기본적으로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보유세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우리나라에서 전체 자산 중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유세 비율이 높다고 평가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국제비교를 볼 때 우리나라 세수에서 아직까지 보유세의 비율이 높지 않은 만큼 인상을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부가 실제 보유세 인상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투기세력 억제를 위한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어필하고 있지만 조세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가 보유세 인상에 반대 입장이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세금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억제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보유세 인상으로 인한 국민적 조세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아직 보유세를 논할 단계가 아니라고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하지만 기재부와는 달리 여당 내에서는 보유세 인상을 공개 거론하기 시작해 향후 정책변화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게 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정기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면밀한 조사로 징세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하긴 했지만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인상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