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간접고용 노동자·특수고용 노동자·이주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라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안 수용을 요구하고 나섰다.민주노총은 4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정부는 지난 1991년 ILO에 가입했지만 노동 현실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형편없다"며 "노동자 결사의 자유와 노조할 권리, 단체교섭권 보호 등 ILO의 권고안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한국은 ILO 결사의 자유와 관련된 핵심협약 87·98호에는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87호는 '근로자는 어떠한 차별도 없이 스스로 선택해 단체를 설립하고 가입할 수 있다'는 내용을, 98호는 '근로자들은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고용거부 등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헌법은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헌법에 보장된 취지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며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개입, 간섭해 노동3권 보장을 이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영철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도 "매년 기자회견을 하고 노동자의 기본권을 요구했지만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며 "얼마 전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했지만 반려됐다. 정부가 노조 설립을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노조하겠다는 노동자들에게 노조 설립은 항상 열려있어야 한다"며 "특히 방과 후 교사, 대리운전 등 특수고용 노동자 직군은 수도 없이 늘어났지만 이들에게 노동권은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이날 기자회견에는 원청업체가 직접 참여하는 제대로 된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라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은 "매년 우리는 교섭을 진행하지만 원청이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하청은 권한이 없다"며 "임금교섭 과정에서 하청업체 사용자측과 만나도 '원청이 결정해야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는 답변만 돌아온다"고 토로했다.이어 "원청이 하청업체에 대한 고용을 책임지고 단체행동을 하더라도 원청에서 대체 인력이 공급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교섭 과정에도 사용자인 원청이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기자회견에 참여한 우다야라이 민주노총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에게도 노조할 권리는 평등하게 보장돼야 한다"며 "ILO가 이주 노동자들에게도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권고한 만큼 한국 정부도 권고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날부터 7일까지 가이 라이더(Guy Ryder)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방한한다고 밝혔다. 가이 라이더 총장은 5~6일 서울시가 주최하는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 참석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