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6일, 11년 만에 고향 포항을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16일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고향 포항을 찾아 첫날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지난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고향을 방문했으며, 1박 2일간 머무를 계획이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비춘 것은 지난 4·10 총선일 서울의 한 투표장을 찾은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16일 오전 11시 49분 경, 회색 정장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KTX 포항역에 도착했다.
그는 마중 나온 이강덕 시장, 국힘 이상휘 당선인 등과 악수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 덕실마을에 설치한 천막이 다 날아갈까 봐 걱정했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몇몇 시민이 놀란 표정을 짓자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대합실에서 환영 꽃다발과 현수막을 준비한 지역 단체와 정치권 관계자 등을 만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처럼 왔는데 여러분이 이렇게 환영해주셔서 정말 고맙고 여기 나와주신 마음은 따뜻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역무실에 잠시 들른 뒤, 유년 시절을 보낸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덕실마을 도착 직후 지난 달 20일 중건식을 연 경주이씨 재실 '이상재(履霜齋)'기념식수 행사와 현판 제막식에 차례로 참석했다.
두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지사와 국힘 김정재 국회의원, 이달희 당선인도 함께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재실 이상재를 둘러보며 "어릴 때 여기서 놀던 때가 생각난다. (한국)전쟁 때도…"라며 회상했다.
자신의 적은 글씨가 새겨진 현판을 보고는 "젊은 사람도 와서 알아볼 수 있게 한글도 적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념관인 덕실관 앞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풍물단과 주민이 박수로 환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진 주민과의 환영 오찬에서 "평소에 자주 와 보지 못했지만, 늘 마음은 고향에 있고 어디 가도 포항 시민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포항에 젊은 사람이 모여들어 인구가 늘어나고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6·25 전쟁 때 인민군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계천 옆 땅굴에서 지내던 생각을 한다. 피난을 여기 덕실마을로 왔기 때문에 더 눈에 생생하다"며 "이곳을 사랑해 주고 자주 와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전 대통령 내외의 방문을 환영했다.
아울러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모습도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은 오찬 이후 포항 아동양육시설인 선린애육원을 방문해 직원을 격려했다.
이후 저녁 시간대 개별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17일 오전 포스코국제관에서 시·도 관계자, 종교 지도자 등과 조찬 기도회를 갖고 포항제일교회를 방문한다.
이어 포항 경제인과 오찬을 하고 천신일 세중 회장 포스텍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한 뒤 귀경길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