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기술 혁신 의존도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반면 기술경쟁력 순위는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연구개발(R&D) 투자의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세계 주요국들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은 오히려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2500대 R&D 기업들의 경우 지난 2012년 4.9%였던 R&D 투자 증가율을 2014년 6.8%까지 늘렸다. 반면 국내 제조기업들의 R&D 투자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2013년 약 17%에 육박했던 R&D 투자 증가율은 2014년 -3.1%로 내려앉았다.이같은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술 경쟁력(기술 수용성·혁신 경쟁력)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07년 세계 7위였던 우리나라의 기술 수용성은 지난해 27위까지 떨어졌다. 혁신 경쟁력 순위도 같은 기간 8위에서 19위로 급락했다. 기술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앞으로 기술 혁신에 더욱 의존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6~2020년 2.7%, 2021~2025년 2.3%, 2026~2030년 2.0%로 점차 하락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 자본축적을 통한 성장의 한계 등을 고려할 때 기술혁신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보고서는 기술혁신이 총요소생산성에 미칠 성장기여율은 2016~2020년 48.1%, 2021~2025년 56.5%, 2026~2030년 65.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중기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컨설팅실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가 경기부진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R&D 투자 확대를 지속하고, R&D 재원 조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응용·개발연구보다는 모방하기 어려운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특히 상업성이 떨어지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기초연구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확대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또 "앞으로 서비스업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전망인 만큼 서비스업 R&D 투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금융서비스와 IT기술을 결합한 핀테크 분야와 같이 우리가 강점을 보이는 분야와 경쟁력 향상이 필요한 서비스 분야를 결합해 R&D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