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위는 벌써 신 새벽엔 영하의 온도를 기록하여, 살 얼음이 낀다는 뉴스를 본지가 오래다. 없는 사람들은 더위보다 치운 날씨에 살기가 더욱 어렵다. 이럴 때엔 이웃의 도움이 이주 절실한 형편이다. 어려움은 나눌수록 가볍고, 사람은 나눌수록 더욱 커지는 법이다. 이웃을 돕는 길은 꼭 가진 것이 많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웃을 돕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2022년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에 따르면, 70대 김 모 할아버지가 설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로 힘든 이웃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고 싶다고 50만 원을 기부했다. 김 할아버지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적십자로부터 생필품을 받는 ‘희망풍차 결연세대’였다. 같은 해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 광양읍사무소에 8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두꺼운 봉투를 두고 떠났다. 귀가 해어진 낡은 봉투 안에는 5만 원권 지폐 120장이 들었다. 또 서천경찰서에 따르면, 초등생 자매가 경찰서에 들어와 돼지 저금통을 불쑥 내밀었다. 저금통에는 꼬깃꼬깃한 지폐와 동전 등 165만 원이 들어 있었다. 자매가 유치원생 시절부터 7년 넘게 모은 것이다. 자매는 설날을 맞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경찰관에게 내비쳤다.
이어 부산 북구에 따르면, 70대 A씨가 북구 만덕 3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꼬깃꼬깃 접힌 1만 원짜리 지폐 20장을 꺼냈다. 자신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놓인 이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성금 20만원을 기탁했다.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신홍식 풍국공업 대표가 아버지 故신현철 씨 명의로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가입했다. 10년 간 익명으로 대구 사랑의 열매에 10억 원을 기부해온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박무근 미광전업 대표가 제56회 청룡봉사상 인(仁)상을 받았다. 연말 연초를 맞아 모두가 훈풍을 불게 한, 이웃사랑의 베풂이다.
지난 1일 경북도도 이웃사랑의 등불을 켰다. 경북도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도청 앞마당에서, ‘희망 2024 나눔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출범식과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김학홍 행정 부지사, 배한철 도 의장, 임종식 도 교육감, 전우헌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황병우 DGB대구은행장, 임도곤 농협은행경북본부장, 이진복 도 사랑의 열매 나눔 봉사단장 등 내빈 50여 명이 참석했다.
캠페인 출범 선포, 희망 메시지 전달, 2023년 배분금 전달식, 첫 기부, 사랑의 온도탑 제막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첫 기부에는 경북농협, DGB금융그룹, 경북개발공사 등 지역 기관들이 동참했다. 개인으로는 이진복 도 단장 및 경북 어린이집연합회 아동들이 캠페인에 참여해, 첫 기부를 했다. 슬로건은 ‘희망2024 나눔 캠페인’은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기부로 경북을 가치 있게’였다.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모금액 164억 6,000만 원이 목표다. 나눔 목표액의 1%에 해당하는 1억 6,460만 원이 모일 때마다, 도청 앞마당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의 행복 온도가 1℃씩 올라간다. 목표액에 도달하면, 100℃를 달성한다. 지난해 희망 2023 나눔 캠페인에서는 175억여 원을 모금해, 목표액 152억 대비해, 115%를 초과 달성했다. 경북은 서울, 경기, 충남에 이어 전국 4번째로 모금액이 높은 지역이다. 경복도 나눔의 DNA가 살았다는 증거다.
매년 연말 나눔 캠페인 모금액이 목표액 대비 100%이상을 달성한다. 2014년부터 시작된 경북 어린이집 아동들의 동전 모금사업은 매년 추진돼, 지금까지 약 2억 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어린 손길들도 동참해, 전국 최고의 나눔 지역으로 경북도가 빛을 발했다. 경복도의 나눔의 DNA가 살았다는 증거다.
전우헌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올해도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부로 경북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든다. 말 만들어도, 추운 겨울에 따신 봄바람이 분다. 올해도 사랑의 온도탑을 활활 태울 만큼, 너도나도 이웃사랑에 동참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