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질병과 투쟁의 역사와 같다. 투쟁에서 우리는 백신(vaccine)을 발명함으로써, 인류의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은 하루가 다르게 느는 추세다. 백신은 병원체인 미생물을 인위적으로 투여한다. 인체 내에서 미생물에 저항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어내, 나중에 동일한 미생물에 감염되었을 때 면역을 갖게 할 목적으로 개발한 면역 유발약제다.
백신으로 일단 자극을 받으면, 항체를 만들어내는 세포는 감염균에 대하여 감수성을 유지한다. 나중에 재감염되는 즉시 더 많은 항체를 만들어, 면역반응을 나타낸다. 백신엔 독성을 약하게 한 생백신과 미생물을 비활성화 시킨 사백신, 유전정보를 이용한 백신 등이 있다. 그래서 백신은 치료제가 아닌, ‘예방약’이다. 백신의 발명으로 인류는 각종 감염병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 덕분에 다수의 사람들이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됐다.
2020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여, 백신에 대한 관심도도 매우 높아졌다.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자원과 인력이 투입되어, 백신이 개발됐다. 2022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산업 브리프 365호 ‘국내외 백신시장 동향 분석’에 따르면, 백신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10.2%의 성장률을 보인다. 671억 7,0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7일 경북도가 경북바이오산업단지 내 백신 비임상 연구 및 기업지원을 위한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개소식을 가졌다. 이날 개소식에는 이철우 경북 지사, 권기창 안동 시장, 김형동 국회의원, 지역대학 총장, 권혁원 포항 일자리경제국장, 권기익 안동 시의장 및 도·시의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하여, 경과보고, MOU체결, 축사, 제막식, 현장 투어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는 비임상 단계 백신후보 물질개발을 위해, 안동 풍산읍 경북바이오산업단지 일원에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국비 277억 원(국비 73억, 지방비 202억, 민간 2억)을 투자해 구축했다. 연 면적 4,625.8㎡, 3개 층(지상2, 지하1) 규모로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오픈랩실험실 및 3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 등을 포함했다.
센터는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생물안전 2등급 시설 인증을 마친 상태다. 하반기에는 생물안전 3등급 시설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내년에는 임상시험 검체분석기관(GCLP)을 지정받아, 국내외 백신 상용화를 위한 기업지원을 고도화한다. 경북도는 지난 3월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에 따른 후속 대응에 만반의 준비를 다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신속한 백신 후보물질 발굴, 백신 항원 라이브러리 생산·비축으로 국가 방역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재)국가첨단백신개발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번 개소식에서는 ‘경상북도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서다. 또한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와 포항공과대(세포막단백질연구소, 바이오미래기술혁신연구센터, 글로벌엑소좀연구소)및 지방정부 간 업무협약 체결을 추진했다. 경북도, 포항, 안동 간 광역 협력과 제약·바이오 분야 지역혁신기관 간 공동연구 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공동연구, 인재양성, 연구시설 장비 공동 활용 및 정보공유 등을 협력한다.
이철우 경북 지사는 경북바이오산업단지 내 개소하는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는 백신산업 대전환의 도약을 위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북이 주도하는 글로벌 백신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 포항 신약클러스터와 안동 백신산업의 인프라를 연계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백신은 연구동으로만 안 된다. 이를 연구하는 고급두뇌와 투자하는 연구비의 많고, 적음에 따라, 성과가 정비례한다. 그러나 그 성과물의 도출은 나올 수도 있고, 또는 없기도 한다. 백신은 꾸준한 실험에서만 나온다. 예산을 투입하되, 간섭하지 않는 ‘팔 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지킬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