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끝났다’. 지난13일 일본 경제지 ‘머니1’의 기사 제목이다.
“한국 언론에서 중국 경제를 두고 ‘피크 차이나’라며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며 한국의 현재 상태를 꼬집었다. 신문은 “한국의 경제신문도 0%대 추락은 시간문제라는 기사를 내고 있다”며 ‘피크 코리아론’을 주장했다. 저출산이 가져온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경제성장률을 계속 떨어뜨릴 것이라는 논조다.
이미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래전에 ‘5년 1%p 성장률 하락의 법칙’을 실증했다. 1990년대 이후 30년간 한국 경제는 단기부양책을 고집하고 장기적인 구조개혁을 게을리하다가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추락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 경제의 이러한 고질병을 고치기 위해 노동, 교육, 연금의 3대 개혁을 시행할 계획을 수립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핵심적인 방안으로 노동 개혁을 지목했다. 노동 개혁으로 생산성을 높이면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부작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노동 개혁은 첫 발도 떼기 전에 두 노총의 사회적 대화 기구 탈퇴로 위기를 맞았다가, 13일 한국노총의 전격적인 합류 결정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노사정 합의로 ‘근로시간 개편안’을 결정하겠다는 정부의 구애에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복귀’로 응하면서 ‘주52시간제’ 개편 논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제 노동시간 제한으로 투잡, 쓰리잡 등의 질 낮은 일자리로 내몰리는 현상은 사라져야 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그간 사회적 대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온 노동계 대표 조직인 한국노총의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반겼다. 반면 경영계는 일부 업종과 직종에서만 ‘주52시간제’를 완화한다는 정부의 개편 방향이 산업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사노위는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 결정을 환영한다”며 “한국노총이 근로시간 등 시급한 노동 현안들을 주도적으로 적극 논의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경사노위는 “노사정이 함께 만나 허심탄회하고 진정성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원진 당대표는 “만시지탄의 느낌이지만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를 환영한다”고 밝히며, “노사정의 틀에서 노동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와 노동계의 뼈를 깎는 노력과 함께 상호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MB 정부 때 노사정 합의로 노동개혁을 성공한 경험이 있다며, 이를 잘 분석하여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원진 당대표는 “이번이 한국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 개혁 하나만 성공하더라도 역사에 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혼신을 다해 노동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