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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실크로드 학술상’ 첫 수상자 2명 선정

황보문옥 기자 입력 2023.11.06 12:40 수정 2023.11.06 13:12

독일 모니카 친·영국 딜노자 두투라에바 교수

↑↑ 왼쪽부터 계명대학교 '실크로드 학술상' 첫 수상자로 선정된 독일 작센 주립 과학 및 인문학 아카데미 모니카 친 교수와 영국 요크대학 중세사학과 딜노자 두투라에프 교수. 계명대 제공
계명대 실크로드연구원이 '실크로드 학술상'을 제정하고, 오는 13일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천관 국제세미나실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

김중순 계명대 실크로드연구원장은 '실크로드 학술상' 제정에 대해 “실크로드의 보편적 가치가 확립되고, 인류문명에 대한 글로벌한 관심을 더욱 촉진하게 될 것이다”며, “실제로, 실크로드의 육로는 경주에서 장안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서아시아로, 해상로는 경주에서 남아시아 바닷길을 거쳐 페르시아만으로 연결된다. 실크로드 연구의 공간적 범위의 확산도 필요하고, 연구의 질적 깊이도 다양하게 심화될 필요가 있다. 실크로드 학술상은 이를 위한 국제적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상에는 국내외 출판사들이 참여해 그 중에서 8권을 예비 심사위원회에 부쳐 4권을 후보작으로 선정했다. 이를 다시 프랑스국립학술원 앙리 폴 프랑크포르트(Heni-Paul Frankfort) 명예교수, 컬럼비아대학교의 모리스 로사비(Morris Rossabi) 명예교수, 버지니아대학교 도로시 왕(Dorothy Wong) 교수 등 3명의 석학들로 구성된 최종 심사위원회에 의뢰했다. 수상작 2권은 세 사람의 심사위원들이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선정했다.

첫 수상작으로 독일 작센 주립 과학 및 인문학 아카데미 모니카 친 교수의 '쿠차의 벽화에 나타난 신, 신성, 그리고 악마들(God, Deities, and Demons in the Paintings of Kucha)'과 영국 요크대 딜노자 두투라에바 교수의 '중국으로 향하는 카라한의 길: 중국과 투르크 관계의 역사(Qarakhanid Roads to China: A History of Sino-Turkic Relations)' 등 두 권의 저서가 선정됐다.

독일 라이프치히 작센 주립 과학 및 인문학 아카데미의 '북방 실크로드의 쿠차의 불교 벽화'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모니카 친 교수는 뮌헨대학, 베를린대학에서 인도학과 티벳학 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25년 동안 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의 미술을 가르쳤으며 '아잔타 동굴', '카나가나할리 유적지' 등의 저술을 남겼다. 고고미술학계에서는 잘 알려진 원로학자다.

그의 수상작은 5~10세기에 번성한 북방 실크로드의 쿠차 동굴 사원 벽화에 나타난 다양한 정령과 신과 신령, 그리고 악마에 대해 체계적이고 철저한 연구를 보여주고 있다. 441개의 도판과 161장의 사진이 실려 있다. 쿠차의 도상들은 대부분 악마들이 붓다를 공격하거나 그를 숭배하는 내용들로 결국에는 이들이 붓다에 의해 제어된다는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다만 이것이 단순히 액막이의 역할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훈족에 의한 실제적 위협에 대한 반응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영국 요크대 중세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딜노자 교수는 글로벌 역사를 탈유럽중심주의의 관점에서 연구하며 중국 제국, 중앙아시아 유목 제국, 중국과 이슬람의 관계, 유라시아 문화 교류 등을 다루고 있다. '투르키스탄에서 티베트로: 카가나트에서 총가르왕국까지' 등의 연구를 했다.

또 그의 수상작은 10~12세기 중앙아시아와 중국 사이의 외교, 무역 및 지리학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당나라의 몰락과 몽골이 등장하던 시기에 형성된 '실크로드의 위기'라는 개념에 도전한다. 다양한 이슬람 자료와 중국 주요 자료, 고고학적 자료를 활용해 실크로드를 따라 진행된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보여주려 했다. 특히 실크로드를 비롯한 이웃 지역과의 상호작용을 복합적으로 재해석하고, 카라한조의 세계와 송나라 인접 지역과의 관계 해석을 획기적으로 바꿔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실크로드에 관한 연구는 유럽 중심적 제약을 지양하고 특정 국가의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이나 독점을 방지하면서 포용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크로드 연구의 공간적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연구의 질적 깊이도 다방면으로 풍부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 수준의 체계적인 육성 지원 제도가 필요하다. 이 상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계명대는 지난 2014년 실크로드연구원(Academia Via Serica)를 설립, 사막길과 해양길을 따라 인류 문명의 흔적을 찾아 나서고 있다. 경북도의 지원으로 매년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영문 국제저널 'Acta Via Serica'를 펴내왔다. 한편 '2023 계명실크로드 학술상' 수상 기념 강연도 14일 오후 7시 계명대 대명캠퍼스 본관에서 열릴 예정이다.황보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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