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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포스텍 연구중심의대·스마트병원 설립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3.11.06 07:33 수정 2023.11.06 07:33

포항시, 자주적인 보건의료 확립해야

모든 것이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있다면, 지방을 여기선 없다고 해도, 좋을 지경이다. 이는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짚은 것이다. 이렇다면, 지방은 없다고 단정한다. 지난 7월 13일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국토 면적의 12%인 수도권에 모두 쏠려, 지방이 사라져가고 있는 지금 지방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대목은 아프면, 치료하는 것에도 수도권이 블랙홀처럼 가파르게 빨아드려, 지방엔 치료할 의사나 연구의사가 없다면, 그 누가 지방에 살고자하겠는가. 지방은 없다. 우리나라는 서울공화국이다.

지난 10월 정부가 지역의료 인프라 붕괴 위기에 대응해 지방 국립대병원을 서울의 ‘빅5’ 병원 수준으로 키워 지역·필수의료를 강화한다. 전체 의사 수를 늘려, 필수의료 분야 유입을 유도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10월 교육부의 ‘전국 의대 졸업생 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의대 졸업생 중 상세 취업 정보가 확인된, 8501명서 57.7%(4천901명)가 수도권에 취업했다. 역시 같은 달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서울의 인구 1만 명당 의대 정원은 0.87명이었다.

경북(0.19명)은 서울의 절반도 안 된다. 현재 국내 의대 40곳 중 8곳이 서울에 있다. 전국 의대 입학 정원 3,058명의 27%를 차지한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현재 의대 설립의 인프라가 잘 구축된 지역부터. 의대 설립과 의사과학자를 양성해가면서, 점차로 이렇지 못한 지방으로 확대해가야 한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포항시와 포스텍이 국가 바이오산업 발전과 지역 의료 여건 개선을 위해, 역점 추진하는 ‘연구중심 의과대학’ 설립의 당위성과 필요성이 주목받는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의학전문대학원 설립도 탄력을 받는다.

포항시는 지방 의료 여건 개선이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연구중심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을 포스텍, 경북도와 함께 2018년부터 추진해왔다.

국내 최초 공학 기반의 연구중심 의대(입학 정원 50명, 교육기간 8년)와 500병상 규모의 첨단 의료시스템을 도입한다. 임상연구 수행 및 경북내 전무한 상급 종합병원 역할을 수행할 스마트병원을 동시에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더해 지역거점 병원과의 중개연구를 수행 할 의과학융합연구센터와 기업연구 지원시설까지 갖춘 전주기적 밸류체인 구축이라는 중장기적인 청사진도 내놨다.

‘의사과학자’는 ‘의학과 과학을 융합한 연구자’다. 진료보다는 임상서, 나타난 문제를 연구한다. 환자 치료나 의약품·의료기기 개발에 활용하는 성과를 창출하는 핵심 인재다. 지난 코로나19 백신 경쟁에서 주요 선진국을 비롯해, 중국·러시아가 우위를 점한 것도 ‘의사과학자’차이가 결정적이었다. 향후 자주적인 ‘보건·의료 주권’ 확립을 위해서도, 그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미국의 보스턴, 스위스 바젤과 같이 세계적인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 도약한 도시들도 역시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바젤대를 기반으로 우수한 연구 인력인 의사과학자와 병원 인프라를 보유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국내 의대생 중 의사과학자로 양성되는 경우는 매년 정원비 1%도 안 되는 30여 명에 불과하다. 미국의 연간 1,700명과 비교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지속 가능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학·의학이 융합된 새로운 교육과정의 ‘연구중심의대’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의대와 함께 설립하려는 스마트병원은 열악한 지방 의료체계를 개선할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기대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연구중심의대 설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여기엔 아주 중요한 문제가 도사린다. 의사 면허증을 쥐는 순간에 수도권으로 도망치듯 가버린다. 여기에 대한 대책부터, 세울 것을 강력 주문한다. 이게 없다면, 포항시서 의대와 의사과학자를 양성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포항시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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