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세대교체의 시작을 알렸다. 신태용 감독(47)의 축구 대표팀 사령탑 부임과 40대 소장파들의 기술위원회 위촉이 그 신호탄이다. 한국 축구는 지난달 15일 울리 슈틸리케(63) 대표팀 감독이 물러나고 이용수(58)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변화를 맞이했다. 지난 2014년부터 약 3년 동안 이어지던 이용수 위원장-슈틸리케 감독을 대신할 새로운 리더들이 필요했다. 두 공석을 메울 인사를 두고 여러 추측들이 나올 때 한 축구계 관계자는 "협회가 세대교체를 원하고 있다. 젊고 능력 있는 인물들로 다시 가자는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 기술위원장으로 홍명보(48) 전 항저우 뤼청 감독, 안익수(52) 전 U-20 대표팀 감독 등 젊은 지도자들이 후보로 오른 것도 이런 이유였다. 아무래도 기술위원장의 나이가 어리면 새로운 감독 후보군의 연령대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회는 지난달 26일 '베테랑' 김호곤(66) 협회 부회장을 새로운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후 여론은 지도자 자리에도 경험이 풍부한 허정무(62)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세대교체는 다음을 기약하는 듯 했다. 그러나 김호곤 위원장은 깜짝 카드를 꺼냈다. 지난 3일 새롭게 기술위원회를 위촉했는데 여기에 황선홍(49) FC서울 감독, 서정원(47) 수원삼성 감독, 김병지(47) SPOTV 해설 위원 등 40대 소장파들을 3명이나 합류시켰다. 유임된 하석주(49) 아주대 감독까지 더하면 기술위원 8명 가운데 절반이 40대인 셈이다. 젊어진 기술위원들이 목소리를 낸 첫 회의에서 40대의 신태용 감독이 A팀 수장으로 선임됐다. 이날 후보에는 신태용 감독 외에도 홍명보 감독, 최용수(44) 감독 등 40대 지도자들이 함께 올랐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매번 같은 인물들이 지도자를 비롯해 협회 요직들을 돌아가면서 맡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협회가 세대교체를 원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도 이 때문이었다. 현재 한국 축구는 돌아선 팬심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고전 등으로 위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한국 축구는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듯이 신태용 감독의 부임과 소장파 기술위원들의 등장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