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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회

국민권익위, 선관위 직원채용 의혹 ‘사실로’

김봉기 기자 입력 2023.09.11 15:13 수정 2023.09.12 13:26

7년 간 선관위 채용 비리 353건 적발
28명 고발·312건 수사의뢰, 제도보완도
자료 비협조 사안, 수사 통해 밝혀질 듯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선거관리위원회의 직원 부정채용에 관한 전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지난 7년간 공무원 경력채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 58명의 부정합격 의혹 등 채용비리 총 353건을 적발했다.

이 중 주요 사안에 대해 선관위 채용관련자 28명을 고발 조치하고, 312건은 수사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권익위는 올 5월 선관위 고위공직자 자녀 특혜채용 의혹 이후, 정승윤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을 단장으로 인사혁신처, 경찰청 인력을 포함한 총 37명의 전담 조사단을 구성했다.

이후 조사단은 지난 7년간 임용한 총 384명의 선관위 공무원 경력채용에 대해 지난 6월 14~8월 4일까지 현장조사 등을 거쳐 ‘국가공무원법’등 관련 법령에 따른 공정채용 절차 준수 여부를 전수조사한 후 11일 전원위에 결과를 보고했다.

조사 결과, 지난 7년간 선관위가 자체 진행한 162회의 경력채용 중 104회(64%)에서 ‘국가공무원법’, 선관위 자체 인사규정에서 정한 공정채용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선관위는 국가공무원법 위임규정에 따라 정례적 인사 감사를 자체 실시해야 하는데도, 중앙선관위가 인사 감사를 전혀 실시하지 않는 등 감사를 해태해, 유사한 불공정 채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부정합격 의혹자는 지난 7년간 선관위 공무원 경력 채용으로 임명된 384명 중 58명(약 15%)으로 특혜성 채용(31명), 합격자 부당결정(29명) 사례가 있었다.

특혜성 채용 사례를 보면, 국가공무원법상 5급 이하 임기제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경력채용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하는데도 5급 사무관 3명을 포함한 31명을 1년 임기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한 후 서류·면접 시험 없이 정규직인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환했다.

합격자 부당결정 사례로는, 선관위 내부 게시판에만 채용공고를 게재해 선관위 관련자만 응시하게 하고(3명), 나이 등 자격 요건에 미달한 응시자를 합격시키거나 요건을 충족하는 응시자를 탈락 시켰다(13명).

또 동일 경력인 응시자 2명 중 선관위 근무자에게만 가점을 부여해 최종 합격시키거나, 담당업무가 미기재된 경력증명서를 근거로 부적격자를 합격 처리했고, 정당한 사유없이 합격자 결정 기준을 바꿔 서류·면접 전형 합격자를 탈락시키거나 채용 공고와 다르게 예비합격자를 추가 채용했다.
또한 권익위는 국가공무원법 및 선관위 자체 인사규정에 따른 절차 위반도 299건 적발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응시자격 기준을 규정보다 과도하게 제한(관련분야 실무경력 1년 이상→선관위 실무경력 1년 이상)해 선관위 근무 경력자에게만 응시기회를 부여했다.

또한 채용공고 기간을 단축(10일→4일)하거나 관리·운영 직군의 신규 채용이 2013년에 금지된 후에도 고위직 비서 2명을 관리·운영 직군으로 채용해 임기를 연장했다.

아울러 면접위원을 내부위원으로만 구성(11개 지역선관위 26건)해 외부 위원을 50% 이상 위촉해야 하는 규정도 위반했다.

이외에도 우대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가점을 부여(석사 3점, 박사 5점이나 심사위원 2명이 석사 소지자에게 5점 부여)하고, 응시자가 제출한 경력 등 증빙자료에 대한 검증·확인 절차 없이 181명을 합격자로 임용했다.

국민권익위는 적발한 353건 중 가족 특혜 또는 부정청탁 여부 등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한 312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이 중 고의성이 의심되거나 상습·반복적으로 부실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채용 관련자 28명에 대해 고발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고발 사례로는 ▲학사학위 취득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부적격자를 합격처리 ▲평정표상 점수 수정 흔적이 있어 평정결과 조작 의혹이 있는 합격처리 ▲담당업무가 미기재된 경력증명서를 토대로 근무경력을 인정해 합격처리 ▲선관위 근무경력을 과다 인정한 합격처리 등이다.

그러나 권익위는 선관위의 자료 비협조로 비공무원 채용 전반, 공무원 경력채용 합격자와 채용관련자 간 가족 관계나 이해관계 여부 등은 점검할 수 없었다며, 부정 합격 책임 소재나 특혜 여부는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밝혀 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권익위는 이번 선관위의 공정채용 훼손 주요 원인이 국가공무원 채용제도와 다른 선관위의 자의적 채용 제도 운영, 자체 감사를 통한 자정 활동 미흡에 있다고 보고 정책·제도 개선 사항을 마련해 선관위에 제안했다.

주요 개선사항은 ▲법적 근거 없는 임기제 채용 1년 후 정규직 공무원 전환 금지 ▲채용공고 없이 1인 응시 후 합격자가 선정되는 비다수인 채용제도 폐지 ▲선관위별로 각각 운영되는 채용 공고문과 서류·면접 심사표 표준화 등이다.

또 중앙선관위는 지난 7년간 인사 지도점검이 전혀 없었고 지역선관위의 경우 2~3년 주기 자체 인사 지도점검을 실시했으나 그마저도 채용을 진행한 인사과가 담당해 문제가 시정되지 못했다고 생각돼 이에 그 개선방안 마련을 선관위에 제안했다.

국민권익위 정승윤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공무원 채용 공정성은 국민이 공공기관에 기대하는 기본적인 신뢰의 문제다”며 “이번 조사결과가 공정채용 문화 정착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권익위는 ‘청년에게 공정한 도약의 기회 보장’이라는 정부의 국정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공정채용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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