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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커져가는 기후 재난과 중소기업 대응체계

황보문옥 기자 입력 2023.08.17 09:52 수정 2023.08.20 14:29

원영준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최근 우리나라 강우 기록의 역사가 다시 쓰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극한 호우와 태풍의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이와 같은 기후 재난이 반복되고, 그 양상이 점차 심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에 몸담고 있기에, 앞으로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호우가 집중된 영주시와 예천군 등 경북 북부지역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피해로 고통받고 있다. 대규모 산사태와 홍수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고, 수해를 입어 영업 활동을 중단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확인한 피해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예천의 한 연탄공장은 전례 없는 폭우로 인해 야적해 놓은 석탄 약 800톤이 유실되어 당분간 연탄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영주시에 있는 한 섬유 공장과 음료 제조공장은 인근 야산의 토사가 공장으로 쏟아져 창고 외벽과 냉동창고가 파손되고, 대규모 재고 손실로 약 7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어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집중 호우에 대비하여 지난 6월 말부터 지자체 담당자 및 재난 전문가와 함께 전국 전통시장의 호우 대비 태세를 일제히 점검하였다.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도 지역에 있는 35개 전통시장을 점검하였고, 시장 상인과 지자체, 정부 지원기관의 비상연락체계를 재정비하는 등 사전에 재난 대비에 힘썼다. 

호우가 집중된 지난 7월 15일부터는 “수해 중소기업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피해가 접수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사업장을 방문하여 피해상황을 확인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재해 신속 지원단”을 운영하여 피해기업에 재해 전문가를 파견해 피해상황 조사와 수습방안 안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 등을 지원하여 재해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신속한 피해 복구와 정상적인 경영활동 재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대규모 집중 호우가 계속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큰 피해가 집중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예천, 영주 등 경북 북부 4개 지역을 포함한 전국 13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였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에는 피해 주민에게 세금 및 공공요금 감면 등 종합적인 지원을 하고, 피해 소상공인에게는 30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게 된다. 호우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들이 한시 빨리 피해를 복구하여 일상으로 돌아가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재개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 7월 27일,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도래했다”고 경고했다. 앞으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기후 재난이 예상되는 만큼, 과거의 기준에 맞춘 재난 대응체계에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변화된 환경에 맞추어 재해 예방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재해를 입은 기업은 신속한 경영 회복이 가능하도록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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