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평창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행사가 국내에서 개최되면서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치사율과 후유증 위험이 매우 높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국제 교류가 활발해진 시기마다 국내 환자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25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감시 웹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법정감염병인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으로 올들어 6월20일까지 총 1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2016년 1~6월, 4명)대비 3.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국제교류가 활발해질 때 국내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발병 사례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에 27건, 이듬해인 2003년에는 38건이나 발생하는 등 평소보다 4배 가까이 환자 수가 증가했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는 42건이 발생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 규모의 행사를 자주 치르는 나라로 지난달 U-20 월드컵을 개최했고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도 개최가 예정돼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U20 개최전 해외에서 유입하거나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질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환자 추이를 보면 14명중 8명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청소년 또는 젊은 성인이라는 점이다.보통 감염질환은 영유아와 어린이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등 수막구균성 질환은 단체생활을 하는 청소년, 군대에 막 들어온 훈련병, 대학 기숙사 생활자 등도 고위험군으로 지목된다.보통 인구의 10~20%가 수막구균 보균자로 알려져 있다. 수막구균을 지닌 사람과 입맞춤, 재채기, 기침과 같은 일상적인 접촉이나, 컵이나 식기를 나눠 쓰는 기숙사나 캠프 내 일상생활에서 수막구균 감염에 의한 수막구균성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중국 등 주요 국가를 비롯 전 세계 33개 국가에서 수막구균 백신을 영유아 혹은 청소년에게 필수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영미권 국가들의 다수의 학교에서는 입학생들에게 입학 조건으로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하고, 관련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11년 수막구균성 질환으로 인해 군대 훈련소 신병이 사망하면서 국방부는 2012년부터 군대 신병들을 대상으로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는 아직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도입하지 않은 상황이다.우리나라에는 메낙트라 등 주요 4가지 수막구균 혈청형(A, C, Y, W-135)이 일으키는 수막구균성 질환을 예방하는 4가 수막구균 단백접합백신 2종이 도입돼 있다.대한소아과학회는 최근 펴낸 예방접종지침서에서 “지역사회 및 유아원, 학교, 군대 등 특정시설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사람들에서 수막구균성 질환이 집단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중고생, 대학교 신입생이나 유학을 가는 국가에서 요구하는 경우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