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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재난, 징비록(2)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3.07.18 11:43 수정 2023.07.18 11:43

전 안동시 풍천면장 김휘태


재난의 범위는 물, 불, 대기, 산업건설, 교통, 환경, 우주 등 광범위하지만 그 중에서도 물로 인한 재난이 가장 심각하다. 지구의 70%가 물이고 인체의 70%가 물이기 때문에 물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모든 생명과 산업이 물이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 그것도 적정한 수질·수량·수온·수위(위치에너지)에서 이용해야 효과적이다.

그러므로 자연 과학적인 백년대계의 국가치수계획을 확립하여 주도 면밀하게 실행해 나가야 국태안민을 누릴 수가 있다. 고대의 로마제국이나 삼국시대에도 고지대의 저수지와 깨끗한 생활용수를 이용한 수리시설을 보면서, 2000년이나 지난 지금 가뭄·홍수에 시달리고 녹조·중금속·화학물질오염에 휘말린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대한민국 청주에서 지하차도가 수몰되어 14명이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2022년 9월 6일 포항 지하주차장에서 7명이 사망한지 1년도 안되어 또 다시 지하사고로 희생된 것이다. 같은 날 경북북부지역에서 산사태로 27명이나 희생되는 등 전국에서 50명에 달하는 인명피해를 당한 국가적 대재앙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풍수해는 골든타임에 현장에 출동하여 기상예보와 재난관리 매뉴얼을 단계적으로 실행하지 않고 탁상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번에도 지하차도 인접 하천에 홍수경보를 알고도 현장에 출동하여 교통통제가 필요한지 상황 판단을 하지 않았다. 예보나 매뉴얼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또한, 산사태의 경우도 문자 폭탄만 퍼부었지 어디로 어떻게 대피하라는 구체적 실행계획이 없었다. 위험하면 알아서 대피하라니 폭풍우가 몰아치는 한밤중에 안내도 없이 도대체 어떤 수단방법으로 피신하라는 것인지 황당한 일이다. 대부분이 고령자인 주민들이 전쟁터 같은 천재지변에서 각개전투를 하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전국적으로 이번 장맛비의 누적강우량이 연중 60%를 넘는 극한적 집중호우다. 기후변화로 이제는 재난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 기본적으로 200년 통계기준을 반영구적으로 전환하고 스마트기술을 적용하여 천재지변을 예방할 수 있는 매뉴얼을 새로 만들고, AI로봇까지 동원하여 반드시 실행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더 이상 원시적인 재난관리로 무고한 국민의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는 수량적인 재난관리 뿐 아니라 수질적인 재난관리시대로 대전환이 필요하다. 서두에서 전제하였듯이 물 문제는 수량이나 수질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안전하며, 수량적인 가뭄·홍수 못지않게 수질적인 오염·전염병도 수백 만 대량살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낙동강의 녹조확산으로 인한 마이크로시스틴 독성은 분명히 생명을 위협하는 임계점을 넘고 있다. 바다, 농산물, 수돗물, 공기로 확산해 나가면 어느 순간에 통제할 수 없는 대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해마다 확산시기와 속도가 배가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쟁의 도구로만 삼는다면 국가적 재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또 하나, 낙동강 상류의 중금속 오염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댐 바닥에 가라앉아있으나 지금 같은 홍수에도 일부 유출될 수 있지만, 만의 하나라도 지진이나 폭발·붕괴·월류 같은 재난으로 대량유출 된다면 일본이나 동남아에서 일어났던 불치병 ‘이따이 이따이’ 같은 대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옛날부터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나 요즘 로또복권처럼 천만분의 1이라도 맞히면 100%가 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백년에서 천년주기로 화산이 폭발한다는 확률과 같은 엄중한 현실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수량적 가뭄·홍수와 수질적 녹조·중금속·화학물질 오염에 확실하게 대응 할 스마트재난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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