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역이든 보다 잘 살기 위해선, 당대나 미래의 먹을거리인 배터리,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의 사업체를 유치하여, 해당 지역에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한다. 이 중에서도 이차 배터리는 유망한 업종이다. 지난 4월 산업부에 따르면, 차세대 이차전지인,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삼았다. 향후 5년간 이차전지 양극재의 국내 생산 능력을 4배로 올린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 시장 규모는 549억 달러(70조 원)로 추정된다.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대 소재는 전체 배터리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양극재는 4대 소재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 13일 경북도와 포항시는 포항시청에서 이철우 지사, 이강덕 시장, 에코프로 송호준 대표이사, 박용선 도의회 부의장, 백인규 포항시의장 등 산학기관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하여, 에코프로 그룹과 이차전지 양극소재 제조공장 신규 건설을 내용으로 대규모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투자협약으로 에코프로 그룹은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 내 694,214㎡(약 21만평) 부지에 2028년까지 총 2조 원을 투자한다. 양극소재 제조공장을 건립한다. 연산 71만 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춰, 1,120여 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핵심소재 중 하나로 배터리의 성능과 용량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재료이다. 배터리 제조원가의 약 40% 이상을 차지한다. 배터리 가격을 결정한다.
에코프로그룹은 1998년 창업주인 이동채 회장이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협약을 담은 교토의정서 채택 기사를 접했다. 기후환경 분야에 대한 관심에서 가졌다. 크게 두 가지 사업방향을 잡았다. 지주회사 에코프로에서 분할한 에코프로에이치엔가 경영하는 환경사업과 에코프로비엠 등 자회사가 경영하는 배터리 소재사업이다.
에코프로그룹은 환경사업을 시작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과 노하우를 터득했다. 제일모직(현 삼성SDI)으로부터 배터리 전해액 생산을 의뢰받으면서, 배터리 소재사업에 진출했다. 제일모직으로부터 양극재 사업을 양도받아, 본격적으로 소재사업에 나서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전구체 사업까지 진출해, 세계적인 양극재 생산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에코프로 그룹은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 2조 원 이상을 투자해 원료, 전구체, 양극재, 리사이클링까지 소재 수직 계열화로 전주기 밸류체인을 갖춘 세계 유일의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구축한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2018년 에코프로 그룹과 이차전지 소재 생산 및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투자를 시작했다. 2019년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생산공장, 2021년 양극재 생산공장, 2022년에는 글로벌 중국 배터리 기업 CNGR의 전구체 공장을 유치했다.
2023년에는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의 실리콘 음극재 공장,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기업 절강화유 코발트의 전구체 공장,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공장을 유치했다. 배터리 사이클링 신사업분야에 진출한 에너지머티리얼즈도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이차전지 관련기업의 집적화 기반을 구축했다. 전후방 기업들의 후속 투자도 이어져, 포항의 산업 생태계를 다양하게 만들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한다. 이철우 경북 지사는 포항의 이차전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에도 온 힘을 다한다.
여기서 하나 덧붙일 것은 폐배터리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2030년 60조 원에 이를 것이다.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 대에서 2030년 411만 대, 2035년 1784만 대, 2040년 4277만 대로 늘어 날 전망이다. 폐배터리의 처리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여기에도 눈을 돌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