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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동 향토사연구소장께서‘파사현정(破邪顯正)’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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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현정족자 |
‘2023년 문경시 신년하례회’가 문경문화원 주관으로 올해 1월 3일 온누리스포츠센터에서 각 기관 단체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그때 양재동 향토사연구소장께서‘파사현정(破邪顯正)’이란 ‘2023년 신년경구’를 발표하고 ‘그릇됨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행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자가 문경문화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33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난 뒤 지인들과 함께 문화탐방을 가는 버스에서 전 문경문화원 채대진 원장님을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보람있게 살아가는 길이 뭘까 고민하고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맬 때, 문경문화원 회원 가입을 권유받고 2004년 회원이 되어 2년 전까지 17년이란 긴 세월 동안 운영위원, 이사, 감사, 향토사 연구위원, 문경문화유적회 창립 및 초대 회장, 문경구곡원림보존회 창립 및 초대 회장, 경상감사 교귀행사 주요 역할, 문경새재과거길달빛사랑여행 1회부터 계속 해설 등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문화 가족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러한 인연과 활동으로 문경문화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필자는 근래 문경문화원에서 발생한 사건을 신문으로 읽고 경악했다. 입에 담기조차도 거북한 기사 내용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잘잘못과 진실 여부는 행정과 사법기관이 판단, 처리하겠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어쩌다 ‘문경문화의 산실’이고, ‘문경의 정신을 담는 그릇’, ‘문경의 혼을 펼치는 마당’이라는 구호를 표방하는 문화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또 이것을 내부적으로 해결치 못하고(행정, 사법, 도의적으로 책임질 사람이나 임원들이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대책 강구 및 수습 등) 언론에 보도될 지경까지 이르러게 되었는가 믿어지지 않았다.
필자는 2021년 11월 26일 문경문화원을 탈퇴하였다. “위의 사람은 문경문화원이 제가 꿈꾸는 문화 활동을 하는 데 있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함을 통감하며 문경문화원 회원을 탈퇴코자 합니다” 이것은 그때 필자의 회원탈퇴서 내용이다. 필자가 문경문화원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발전되길 바라는데, 왜? 17년간의 긴 세월을 몸담아서 정이던 문화원을 스스로 탈퇴하였을까?
사실 오늘의 이 부끄러운 사태의 씨앗은 이미 2년 전 필자가 회원 탈퇴를 할 그때 뿌려져 있었다. 기울기 시작한 문경문화원을 바르게 세울 기회가 그때였다고, 이번 이 사태가 일어나자, 일부 문화원 가족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렇게 내게 말하기도 했지만, 그 기회를 잡지 못했고 엎어진 물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직전 원장이나 임원들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하진 못할 것이다. 누가 어떤 동기나 기회로 직전 원장 12년 임기 동안 ‘문경문화원 이사회 회의록’을 한번 열람해 보면, 그 당시 필자가 문화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책이나 대안을 제시한 많은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상식과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중이 떠났다.
탈퇴하고 얼마 뒤 어느 인사께서 필자에게 문경문화원의 최근 20여 년의 속속들이 역사는 물론, 명과 암까지 잘 알고 있으며 공정한 판단으로 기록을 남길 사람은 필자밖에 없으니 ‘문경문화원 백서’를 한번 써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냥 웃고 넘어갔었는데 이제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기회를 보아 기록을 남겨 보았으면 한다.
이번 사태는 문경문화원 56년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치욕이라, 필자도 가슴이 먹먹하였지만, 뜻 있는 문화 가족들의 분노는 물론, 오늘날까지 문경문화원의 발전과 위상, 자존감을 지켜오시다 먼저 가신 역대 임원 및 회원들께서 이 참상을 하늘나라에서 내려다보면서 통탄할 것을 생각하면 부끄럽고 가슴이 아프다.
이번 문제 발생 시점의 문화원 임원 중에는 전직 간부급 직책으로 근무한 공무원 출신이 다수 있다는데 사리 판단이나 책임감이 그리도 없는가? 일이 이렇게 되기까지 무얼 했는가? 그리고 무얼 잘했다고 자리를 지키고 앉아 계시는가? 참 답답할 뿐이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욕을 얻어먹어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그래도 몇몇 핵심 임원께서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사현정(破邪顯正), 참 엄숙하고 무서운 말이다. ‘사악(邪惡)하고 그릇된 생각을 깨뜨리고 올바른 도리(道理)를 드러낸다(顯正). 행(行)한다’는 이 말을 올해의 경구로 삼은 것은 처신을 바르게 하고 진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이며, 특히 지도자급 위치에 있는 사람은 더욱 가슴에 새겨야 한다는 것인데, 아무리 좋은 글귀도 눈앞 비루빡에 붙여 놓고 매일 본다 한들 어리석고 못난 사람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일 뿐이다.
새해를 맞아 문경 지역의 모든 기관단체장과 리더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Yes 문경’을 외치고‘파사현정(破邪顯正)’을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을 한 입이 부끄럽게도 이 무슨 이런 변괴가 발생하다니, 그것도 문화를 창달하고 “파사와 현정의 쌍두마차가 거침없이 달리는 사회로 서로 믿고 아끼고 사랑하는 밝은 사회로 이어가자”라고 큰 목소리로 외친 문화원에서・・・
참으로 어이없고 부끄럽고 참담할 뿐이다.
고쳐 쓸 수 없는 물건은 버려야 한다. 문경문화원 원장실 입구 벽에 붙여 놓은 ‘파사현정(破邪顯正)’이란 족자가 무색하다. 바로 옆 사무실에 계시는 문경 유림단체는 왜 침묵하고 계시나요? 선비정신은 어디에서 찾아야 합니까? 다시 파사(破邪)하고 현정(顯正)의 정신으로 새로운 문경문화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