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서 의원이든 병원엘 가면, 의사는 대한약전에 있는 것만을 처방한다. 이 같은 약전에 오른 것은, 의사과학자의 손을 거친 것이다. 의사과학자는 의사이면서 과학자로서 충분한 훈련을 받은 연구자들이다. 기초과학과 임상의 두 영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균형 있게 갖춘 전문가다.
2022년 최근 25년 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37%, 상위 10개 제약회사 대표 과학 책임자의 70%가 의사과학자다.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도한 사람들도 모두 의사과학자다. 연간 4,000명 가까운 의·치대 졸업자 대부분은 임상의가 된다. 전공의 과정 대신 기초의학 연구를 선택한 연간 30명 정도만 의사과학자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다. 하지만, 정작 의학과 공학의 연결 고리가 약해, 반도체보다 3배 이상 큰 바이오 시장을 놓친다.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은 1조 76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시장이나, 몇 년 째 점유율 2%의 덫에 갇혔다. KAIST와 포스텍 등 과학기술 중심 대학들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새 교육 과정 설립에 적극 나선다. 의료계에선 기존 의대서, 의사과학자 육성을 주장한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와 MIT, 보스턴 지역 병원과 같이, 의대와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간 컨소시엄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의사과학자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 길은 블루오션이다.
지난 2월 연구하는 의사, 의사과학자(MD-Ph.D) 배출이 본격화했다. 작년과 올해까지 의사과학자 17명이 배출됐다.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은 임상현장에서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s)를 해소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오는 24일 포항시가 경북도·포스텍이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 중심 의대 설립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는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이 주최한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와 카이스트가 후원한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의원, 관계 부처 공무원, 지방자치단체장, 시·도의원, 포스텍 총장, 의과대학 관계자, 포스텍 연구 중심 의대 설립 추진위원과 포항 지역 병원장 및 자생 단체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김철홍 포스텍 의과학전공 주무 교수가 ‘포스텍 연구 중심 의대 설립:포스텍의 새로운 소명, 바이오 보국’을 설명한다. 이민구 연세대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장이 ‘국내 의사 과학자 양성 과정, 연세의대 사례로 현황 파악 및 개선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토론 주제를 발표한다. 강대희 서울의대 미래발전위원장이 좌장을 맡는다.
토론에서는 장인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신찬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차유진 KAIST 의과학연구센터 교수, 한동선 포항세명기독병원장, 강정자 교육부 인재양성정책과장과 송양수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이 토론자로 나선다.
행사를 주관한 포항시, 경북도, 포스텍은 이번 토론회서 대한민국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 선도를 위해 준비한 새로운 의학교육 혁신 모델에 각계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데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소를 점검하여, 최적의 방향을 도출한다.
포스텍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의 이정표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포스텍 연구 중심 의과대학’은 세계 최초 공학 기반 일리노이 의대 커리큘럼을 도입한다. 의과학전문대학원 형태로 MD-PhD 8년 복합 학위 과정(2+4+2)으로 운영된다. 스마트병원(500병상), 의과학 융합연구센터 건립과 포항시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다.
이강덕 포항 시장은 바이오 R&D 인프라와 막대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의사과학자는 현재 우리나라를 볼 때에 많을수록 좋다. 기존의 의과대학과 경쟁관계가 아닌, 협동관계로, 우선, 포스텍과 카이스트의 두 대학이 의사과학자 양성에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