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현대사에 큰 획을 긋는 거대한 사고가 있다. 이 사고가 난 다음부터, 이런 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세운다고 부산을 떨었지만, 역시나 그대로였다. 우선 성수대교의 붕괴다. 1994년 10월 21일 오전 7시 성동구 성수동과 강남구 압구정동을 연결하는 성수대교의 상부 트러스 48m가 붕괴한 사고이다. 49명이 한강으로 추락하고, 32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로 한국의 교량 건설에 대한 각성으로 교량건설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1971년 12월 25일 서울시 중구 충무로 대연각(大然閣) 호텔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다. 사망자만 163명이다. 다친 사람은 63명이다. 재산 피해는 당시 소방서 추정으로 약 8억 3,820만 원이었다. 고가 사다리차는 8층 높이까지만 도달할 수 있어, 그 이상 고층 투숙객들의 구조는 방법이 없었다. 이 화재로 한국소방사에 고가사다리가 도입되는 계기가 됐다.
전태일 열사는 시위 현장에서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붙였다. 이때에 그의 외침과 함께 근로기준법 법전과 함께 분신자살했다. 22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22세의 젊은 나이이지만, 한국노동사의 한 획을 그었다.
지난 4월 5일 경기 성남 분당에서 발생한 정자교 붕괴 사고와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교량이 대구 100곳, 경북 99곳이었다. 정부는 분당교 붕괴 사건을 계기로 유사한 구조를 지닌, 캔틸레버(cantilever)구조 교량에 대한 일제점검에 나섰다. 캔틸레버 구조란 한쪽 끝이 고정되었으나, 반대편 쪽의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건축공법이다.
행안부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분당 정자교와 유사한 캔틸레버 구조 교량 1,801개소에 대해, 대한민국 안전 대(大)전환으로 집중안전 점검 기간(4월 17일∼6월 16일)동안 모두 점검을 추진한다. 정자교 붕괴사고 이후, 캔틸레버 구조 교량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커짐에 따라, 집중 안전을 점검했다. 전국 캔틸레버 구조 교량 현황을 조사하여, 안전 점검을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는 전형적인 뒷북행정의 표본이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캔틸레버 구조 교량은 총 1,801개소다. A등급 42개소, B등급 1,267개소, C등급 이하 398개소, 기타 94개소다. 이 중 583개소(32.4%)가 건설된 지 30년이 넘었다. 177개소(9.8%)는 10년 이하였다. 전체 캔틸레버 구조 교량의 90.2%(1,624개소)가 건설된 지 10년이 넘었다. 정자교의 경우 그간 정기안전 점검과 정밀안전 점검에서 B, C등급을 받았다. 붕괴사고가 발생한 만큼, 안전 등급에 관계없이 모두 점검을 실시한다. 붕괴사고가 없었다면, 점검을 안 할 터였던가.
주요 점검사항은 교량 시설물의 균열·파손 여부, 보행로의 변형 발생 여부, 상·하수도관 등 시설물 추가 설치로 인한 교량 구조물 손상 여부 등이다. 위험요인 발견 시 신속한 개선 조치와 함께 필요시 정밀안전 진단 등을 실시한다. 고광완 행안부 재난협력정책관은 이번 집중안전점검 기간 동안 캔틸레버 구조 교량에 대해 전수 점검을 실시한다.
모든 사고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1:29:300의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이 있다. 이 법칙의 사례를 들면, 산업재해서 사망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것 같았던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사실이다.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은 1:29:300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닌, 산업재해와 그 징후의 비율이다. 대부분의 참사가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원인을 파악, 수정하지 못했거나 무시했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을 보여줬다. 캔틸레버 구조 교량이 붕괴된 분당 정자교 유사 구조 교량은 대구100 경북 99곳이다.
여기서 우리는 뒷북만 칠 것이 아니라, 정자교 사고를 하인리히법칙서 1이라고 여기고, 웬만하면, 캔틸레버(cantilever)구조를 지체 없이 철거한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성수대교를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