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식된 것으로 보였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또다시 확산되면서 인체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다행히 보건당국은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AI 바이러스는 중국과 동남아지역과 달리 인체에 감염될 확률은 매우 낮다며 지나친 우려는 경계하고 있다.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중국에서 확산중인 AI 아형(sub type)은 H7N9으로 2013년 이후 최근까지 중국,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에서 1200여명의 인체감염자가 확인됐다.올 겨울은 중국내 감염환자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18일까지 429명으로 집계돼 2015~2016 절기 전체 환자수 121명보다 3.54배 급증했다. 대만에서도 지난 3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H7N9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하지만 지난해 국내에서 유행한 H5N8형은 아직 인체 감염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또 지난 겨울 전국적으로 유행했던 H5N6형과 야생 조류 분변에서 확인된 H7N9형 바이러스는 동물실험과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모두 병원성이나 전파력이 매우 낮아 사람에게 감염될 위험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시감염국인 중국과 대만 등지에서 AI 인체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은 것은 AI가 토착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I 인체감염은 주로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의 분변이나 이에 오염된 물건을 손으로 접촉한 뒤 눈·코·입 등을 만졌을 때 감염될 수 있다. 드물지만 오염된 먼지를 들이마실때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장은 “인체감염을 일으키는 AI가 토착화되면 사람이 감염될 기회가 많아지는데 우리나라는 철새에 의한 전염으로 겨울철에만 발생하고 없어지는 등 인체에 노출될 기회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가금류와의 접촉 강도가 훨씬 높은 중국과 사육 환경이 다른 점도 우리나라에서 인체감염 위험이 희박한 이유로 꼽힌다. 홍 과장은 “중국과 동남아는 닭, 오리와 사람이 한 집에서 같이 사는 경우가 있어 언제든지 AI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닭과 오리를 집에서 키우지 않고 시골에서 사육하더라도 방역시설을 갖추고 위생적으로 관리해 인체노출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다만 AI가 대부분 겨울철에 발생했으나 여름철에 접어든 6월에 발생했다는 점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상시 감염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인체감염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다. 이에따라 질본은 인체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살처분 작업 참여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항바이러스제 투약 등 예방 조치에 들어가는 한편 사후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질본 관계자는 “중국 등 인체감염 사례가 보고된 국가로 여행할 때는 생가금류 시장이나 재래시장, 야생 철새 도래지 등 조류와 접촉할 수 있는 장소는 가급적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