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와 미래의 먹을거리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챗GPT, 배터리 등을 들 수가 있다. 지금 한창 뜨는 것은 이차전지인 배터리다. 이차전지(secondary cell)는 외부의 전기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의 형태로 바꿔, 저장한다. 필요할 때에 전기를 만들어 내는 장치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의 ‘2020년 리튬이온 이차전지 분리막 기술동향 및 시장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이차전지 분리막 수요가 연평균 38% 늘어 날 전망이다. 2023년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4대 소재 시장이 2025년 934억 달러(121조 원), 2030년 1476억 달러(19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
포항시가 이 같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았다. 지난 4일 경북도와 포항시에 따르면, K-배터리 중심 도시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돌입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이달희 경북 경제 부지사, 김남일 포항 부시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이재우 포스코실리콘솔루션 대표이사, 박용선 경북도의회 부의장, 백인규 포항시의장, 김상우 포스텍 산학협력단장, 김종록 한동대 행정 부총장, 김형락 포항대 총장, 강흥식 가속기연구소 소장, 이점식 포항TP원장 등 산·학·연 관계자 30여명이 참석, 포스코실리콘솔루션과 3,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협약으로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인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2025년까지 영일만 산업단지에 3,000억 원을 투자한다. 연산 5,000톤 규모 실리콘 음극재 생산 공장을 건립한다. 170여 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 실리콘 음극재는 현재 리튬이온 전지에 대부분 사용되는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약 10배 정도 높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향상시킨다. 충전 시간도 단축할 수 있는 차세대 음극재로 각광 받는다.
2020년 6000톤으로 음극재 시장의 1.2%에 불과했던 실리콘 음극재는 2027년에는 약 32만 톤까지 증가해, 10.1%를 차지할게다. 2020년부터 2027년까지의 실리콘 기반 음극재 소재 연평균 성장률은 76.6%다. 다른 소재(음극활물질) 대비 급성장한다.
세계 최초로 이차전지 소재 전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 중인 포스코그룹은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7월 실리콘 음극재 개발업체인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해 ‘포스코실리콘솔루션’으로 사명을 바꿨다.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포스코홀딩스의 출자를 바탕으로 오는 6월 영일만 산단에 실리콘 음극재 1단계 생산설비를 착공한다. 내년부터 본격 생산‧판매를 시작한다. 2025년까지 연산 5,000톤 생산설비를 확보한다. 그 후부터 단계적 후속 확장 투자로 2030년에는 연산 2만 5,000톤의 생산체제가 목표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2018년 에코프로와 이차전지 소재 생산 및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2019년에는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생산 공장, 2021년에는 양극재 생산 공장, 2022년에는 중국 CNGR의 전구체 공장을 유치했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신사업 분야에 진출한 GS건설도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의 집적화 기반을 구축했다. 전후방 기업들의 후속 투자도 이어져, 포항의 산업 생태계를 다양하게 만든다.
김남일 포항 부시장은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으로 포항이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의 패권을 주도한다. 2023년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폐(廢)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금속 무게 기준으로 2025년 78만 6000t(톤), 2030년 143만 6000t, 2035년 266만 3000t, 2040년 500만 9000t 규모다. 금액 기준으로는 2030년 535억 6900만 달러(약 60조 원)에서 2040년 1741억 2000만 달러(약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한다. 포항시는 현재 배터리의 투자유치에 주력과 함께 폐배터리에도 행정력을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