헴프(hemp)는 흔히 대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1년 생 초본으로 종자로 번식하는, 섬유작물로 재배한다. 민간에서는 잎을 무좀에 사용한다. 말린 잎과 씨를 환각제로 이용하여 문제가 된다. 섬유 작물이나 어린잎과 종자를 약으로 쓰거나, 식용하기도 한다. 이 같은 것이 늘 마약이라는 누명을 썼다.
2020년 UN 산하 마약위원회가 60년 만에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했다. 마약이란 누명을 벗은 셈이다. 국내에서도 대마와 관련해, 합법화 요구가 커졌다. UN 마약위원회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대마초’와 ‘대마초 수지’를 마약에서 제외하는 투표를 진행했다. 한국을 포함한 53개 회원국이 참여한 투표에서 찬성 27표의 과반수가 나와, WHO의 권고가 받아 들여졌다.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와 경북도에 따르면,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의 실증과제인 ‘원료의약품 제조·수출 실증’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2024년 12월까지 마약류관리법을 개정하여, 규제 완화에 나선다. 대마 씨앗이 몸에 좋은 슈퍼 푸드로 알려지면서, 수요가 급증한다. 대마 씨앗에서 껍질을 벗긴 ‘헴프 씨드 너트’부터 ‘헴프 씨드 오일’ 뿐 아니라, 콘크리트처럼 만든 ‘헴프크리트’라는 친환경 건축자재도 사용된다.
안동시는 지난 2020년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입주했다. 안동시는 바이오산업 분야 기업·기관을 유치하여, 전방위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추진한다. 권기창 안동 시장은 헴프 등 바이오 분야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국가기관, 기업체가 집적된 바이오 클러스터를 형성한다. 무엇보다, 대마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화장품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활용된다. 헴프에 있는 CBD, 즉 칸나비디올(cannabidiol)이라는 성분이 뇌전증 등 신경질환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 세계 의료용 대마 시장이 주목받는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오는 2025년 대마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0조 원으로 추산한다. 의료용 대마 시장은 연평균 22.1% 성장해, 2024년 5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식약처가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 7번째로 대마 규제 완화가 포함되어, 국내 대마 산업화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현재 학술 연구 등으로 제한된 의료용 대마 활용 범위를 ‘대마 성분 의약품’의 국내 제조와 수입까지 확대한다. 내년까지 관련법인 마약류관리법을 개정한다. 우리나라는 4번째로 대마 생산량이 많다.
국내에서는 천여 년 동안 ‘길쌈’의 명맥을 이어온 안동포의 본고장인 안동이 대마 주산지다. 안동은 지난 2020년 8월에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대마로 대한민국 의료 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창출한다. 총괄 주관 기관인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에이팩, 한국콜마㈜, ㈜유한건강생활 등 30개의 국내 기업과 4개 기관이 헴프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참여했다. 안전성과 산업화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법률 개정으로 규제 완화 등 제도적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한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로 헴프 관리에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지난해 정부 주최의 규제자유특구에 대한 운영성과 평가에서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가 우수특구로 선정됐다. 연간 2,000명 이상의 글로벌 바이오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전문 훈련기관인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유치에 본격 나선다. 국가산업단지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여, 안동이 바이오생명산업 거점도시로 자립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헴프의 CBD(칸나비디올, Cannabidiol)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국내 환자는 약 790만 명에 달한다. 안동시 관계자는 헴프 규제자유특구 안동이 헴프 산업의 거점도시가 되도록 한다. 미래 헴프 산업 발전을 리드해 나간다. 안동시는 천년의 길쌈의 본고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의학용이나 화장품의 본 고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