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양영희)가 지난 15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31)씨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간 A씨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검사는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 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모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불리한 정상과 유리한 정상을 비롯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살펴보면, A씨는 지난해 9월 28일 파산신청 서류를 살펴보던 중 범행을 결심하고, 어머니 B(52)씨를 둔기로 내려치는 등 존속을 살해한 혐의다.
아울러 범행중 주거지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인 개가 자신을 향해 짖자,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행위를 한 혐의도 있다.
한편 A씨는, 평소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던 어머니 B씨로부터 '너는 악마새끼다'등 이상한 말을 들어 감정이 좋지 않았던 중, 대출받은 채무를 갚지 못해 파산신청을 준비하고 있었다.
A씨는 파산이 선고 될지도 불확실하고 파산이 선고 될 경우 힘들게 얻은 공무직 미화원 직업을 잃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범행 후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 마음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심에서는 "아들인 피고인에 의해 생을 마감한 피해자가 느꼈을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점, 피고인은 지적장애가 심한 장애인으로서 피성년 후견인인 점,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아버지, 남동생 등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선고이유를 밝혔다. 이혜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