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12월 도입한 담뱃갑 경고사진의 효과가 점차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23일 업계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담배 판매량은 약 3억1000만갑이다. 경고사진을 도입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월 판매량 3억갑을 돌파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흡연이 건강에 주는 악영향을 경고하기 위해 구강암·후두암·폐암·심장질환 등 10가지 혐오사진을 담뱃갑에 삽입했다. 지난해 12월 2억9000갑, 올해 1월 2억8000갑, 2월 2억4000만갑 등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을 보여 효과를 내는 듯 했다.그러나 3월 들어 2억8000만갑으로 반등했고, 지난달 3억갑으로 다시 증가세를 탔다.소비자들이 경고사진에 적응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담배 전용케이스와 경고 사진을 가릴 수 있는 스티커 등이 흡연자들의 방패(?)로 등장했다.특히 담뱃갑 가림 스티커의 경우 전문 판매업체까지 등장했다. 현행법상 제조·수입업체가 아닌 유통·업체가 경고사진을 가리는 것은 처벌관련 조항이 없다.가죽이나 알루미늄 담배 전용케이스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종류와 색상, 디자인 등도 다양하다.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40대 최모씨는 “도입 초기에는 편의점이나 담뱃가게에서 사전에 모아둔 경고그림 없는 담배를 살 수 있어서 영향이 없었다. 이후에는 전용케이스를 구입했다”고 설명했다.또 여전히 유통되고 있는 면세점의 경고사진 없는 수입담배를 찾는 이들도 많다. 지난해 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면세점 담배 매출 현황’에 따르면, 2015년 면세점 담배 판매량은 2억1110만갑으로 전년(2014년) 대비 43.2% 증가했다.담뱃값 인상에 따른 증가분에 최근 경고사진 없는 담뱃갑까지 찾으면서 면세점 담배는 흡연가들에게 큰 인기다. 이같은 흐름에 법제처는 올해 3월 “관세법에 따라 보세판매장(면세점)에서만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외국으로부터 수입한 담배라 하더라도 담배사업법의 적용을 받아 경고문구 표시 적용대상이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