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서영배)가 지난 14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등 혐의로 원청 대표이사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하청 업체 대표 B씨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 하청업체 소속 동료 외국인 근로자 C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원청 법인은 양벌 규정을 적용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이들 A씨와 원청 법인은, 작년 2월 9일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안전보건 전담조직 설치 등 3가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하청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다.
또한 하청 업체와 B씨, C씨는 보관장소 마련·방호장치 설치 등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업무상 주의를 다하지 않아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다.
한편 검찰은 피해자 사망 당일 노동청과 신속한 현장 검증을 실시해 작업 관행 등을 직접 확인했다. 사고 발생의 핵심 원인임과 동시에 안전조치위반·업무상과실의 주된 내용인 본래 제품 크기 측정 용도인 지그를 용법에 어긋나게 망치와 같이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원청 사업장내 상주하는 하청 업체는 총 5개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하청 업체는 원청 법인의 사업장에 15년째 상주했다. 하청업체 모두 원청을 위해 베어링씰 제조·사상·포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하청업체 근로자는 원청 근로자 대비 평균 77%의 임금밖에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건은 대구지검 서부지청의 두 번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기소 사건이다. 첫 번째는 건축현장에서 하청 근로자가 고소작업대에서 추락, 사망한 사건으로 전국에서 최초로 사망 사고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기소한 바 있다.
아울러 이번 중대재해처벌법 적용·기소는 상주하는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의 사망과 관련해 원청 대표이사에게 안전보건확보의무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전국 두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첫 번째는 지난해 11월 3일 창원지검 마산지청에서 기소한 철강제조회사 사례다.
서부지청 관계자는 "원청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마련하지 않아 작업현장에 필요한 안전조치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다"며 "그로 인해 하청 근로자가 사망에 이른 사실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혜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