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중심에 있는 친모 석모(48)씨가 2021년 4월 22일 오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
|
사회적 파장을 낳았던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에 검찰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대구지법 제1형사항소부(부장판사 이상균)는 지난 10일 미성년자약취 등 혐의로 기소된 석모(50·여)씨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최종 의견진술 시작에서 "친딸 김 모씨의 범행 과정에서 이 사건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석 씨는 평생 이 사실을 숨기고 친딸로 하여금 계속해 자신의 딸을 키우게 했을 것이다"며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우리 사회를 경악에 빠뜨렸고 6회에 걸친 DNA 감정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지속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 수법은 반인륜적이고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범행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원심 구형과 같이 징역 13년을 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석씨 측 변호사는 "대법원은 검찰이 공소 사실을 직접증거를 통해 증명할 수 있도록 사건을 돌려보냈지만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검찰이 유추하는 피고인의 범행 시각에 피고인은 산부인과 의원에 있지도 않았다. 제3자의 범행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장 동료를 통해 석 씨가 임신한 정황 등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바꿔치기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피고인이 전과가 없고 사체은닉 미수 혐의에 대해 인정한 점, 장기간 구금된 점 등을 참작해 달라"며 선처를 요청했다.
최후 진술에서 석 씨는 "억울한 마음이 많았지만 손녀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지금껏 방어적으로 지내고 있었다"며 "세상 모든 이들이 제게 총을 겨누고 지탄하고 있을 때 이런 저에게 다시 기회를 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검사한 유전자 검사 결과에 대해서는 저 역시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저는 단언컨대 친딸 김 모씨 이후 출산한 적이 없다"며 "아이들에게 과자 하나라도 더 사주려던 그냥 평범한 할머니였다. 저는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디 이런 저의 억울함을, 세심하게 한 번 더 살펴봐 달라. 저의 억울함을 부디 살펴주셨으면 좋겠다. 다시금 저의 삶을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 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석 씨는 2018년 3월 말~4월 초 구미의 산부인과에서 친딸 김 모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의 주거지에서 여아 시체를 발견한 후 이를 매장하기 위해 옷과 신발을 구입, 이불과 종이박스를 들고 갔으나 두려움 등으로 인해 이불을 시신에 덮어주고 종이박스를 시체 옆에 놓아둔 채 되돌아 나와 시체은닉이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 재판 일지를 보면 1심에서 "범행이 세간에 알려짐으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에게 크나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줬을 뿐 아니라 전대미문의 비상식적 행각을 벌였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었다.
2심에서는 "3차례에 걸친 DNA 감정은 사실인정에 있어 상당한 구속력을 갖는 과학적 증거방법에 해당한다"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신생아 체중이 출생 직후 급변하는 현상이 있다는 점 ▲아이의 출생 이후 열흘간 촬영된 사진에 대한 전문가 판독 필요 ▲식별 띠의 분리 가능성 ▲석씨가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의 행적 등의 이유로 아이를 왜 바꿔치기 했는지 증명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었다. 김봉기·김철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