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세기 말을 기준으로 산림면적은 약 644만ha다. 국토의 약 65%를 차지한다. 나무가 자라는 곳은 산림 면적의 97%인 626만 3,518ha다. 침엽수림 43%, 활엽수림 26%, 혼효림 29%다. 기타는 2%다. ‘경북도의 산’은 우리나라 전체 산림(630만㏊)의 약 21%에 달하는 134만㏊다. 이 같이 전체 국토의 21%를 차지하는 곳이 경북도다. 이런 지역에 산불이 나고, 바람이 분다면, 불을 걷잡을 수가 없다.
지난 2022년 산불은 강릉·동해 포함 동해안에 산림 피해 추정면적 2만 4940ha에 달했다. 울진 1만8463ha, 삼척 2369ha, 강릉 1900ha, 동해 2100ha 등의 피해가 났다. 서울 면적의 41.2%에 해당하는 산림이 피해를 봤다. 여의도(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를 86개, 축구장(0.714㏊)을 3만 4930개 모아놓은 넓이다. 지금까지 가장 피해 면적이 넓었던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의 2만 3794ha를 뛰어 넘었다.
산불이 이어진 10일간 누적으로 헬기 1212대를 투입했다. 산림청 272대, 지방자치단체 321대, 군 500대, 소방 60대, 경찰 47대, 국립공원 12대다. 인력은 6만 9698명이 동원됐다. 산불 진화대 9645명, 공무원 1만 2049명, 군인 2만 2809명, 소방관 1만 2876명, 경찰관 3982명이다.
지난해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5건의 산불이 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건의 1.7배, 10년 간 평균(2012∼2021년)인 8건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2005년 4월 5일 입산자 실화(失火)로 발생한 강원도 양양 산불의 경우, 도로변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번져 1,216㏊의 산림을 태웠다. 7번 국도를 가로질러 중요 문화재인 낙산사까지 덮쳤다. 낙산사를 둘러싼 아름드리 해송 숲이 사라졌다. 입목 피해액만 46억 원에 달했다. 문화재와 가옥, 농·축산물 등 산림 외 피해액은 178억 원에 이르렀다. 이틀간 이어진 산불로 잿더미가 된 산림 피해를 복구하는 데만 예산 189억 원과 3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이런 산불에 대해 경북도는 최근 늘어나는 도내 산불 발생을 대비한다. 특히 대형 산불에 대한 대응력을 확대하기 위해 경북 119산불특수대응단 조직 신설을 결정했다. 23개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건립 부지 선정을 위한 공모사업을 진행했다. 울진은 다시는 대형 산불 피해가 없도록 산불방지대책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사업 여건을 갖춘 군유지를 선별해, 건립부지로 공모 신청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12월 27일 부지선정위원회의 심사로 울진에서 부지를 조성하는 것을 조건으로 119산불특수대응단 최종 건립지로 확정했다. 이번에 유치 확정된 경북 119산불특수대응단은 총 62명의 산불 대응 조직력을 갖춰, 울진에서 부지조성을 완료하면, 총 22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업무시설, 헬기 격납고, 훈련시설 등 연 면적 5,290㎡, 전체 면적 3만 3,100㎡의 규모로 조성한다. 시설 조성 공사와 더불어 500억의 예산으로 10,000ℓ이상의 담수량을 가진, 초대형 소방헬기를 구입해 2026년 2월까지 배치한다.
손병복 울진 군수는 이번 119산불특수대응단의 유치로 울진산불피해의 아픔을 극복한다. 앞서 유치한 국립동해안산불방지센터와 함께 양대 축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산불진화 공조와 대응능력이 배가돼, 산불피해 없는 안전한 울진 지킴이의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2022년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경기도에서 발생한 산불은 약 3500건(전국 발생의 29%)이다. 화재 원인 중 대다수는 입산자 실화 등 ‘부주의’로 나타났다. 여기서 우리는 산불의 주된 원인이 ‘부주의’에 주목한다. 더구나 지금은 겨울 가뭄이 계속된다. 119산불특수대응단도 중요하지만, 입산자의 ‘부주의’에 행정력을 더욱 발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