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비효율성은 일종의 상식이라지만 이미 발생한 교육수요조차 따라잡지 못하는 도청신도시의 교육행정난맥은 한마디로 언어도단이다. 모든 문제들이 복잡한 요인을 내포하고 있듯이 개발공사와 도청의 2단계도시계획이 지연되어 그렇다고 해도, 이미 교육현장은 포화상태로 학부모와 정·관계에서 몇 년 전부터 촉구해왔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이라면 기본적으로 공급부터 해서 수요를 창출하는 경영전략을 구사할 텐데, 행정기관 관료조직이다 보니 발생한 수요조차 탁상공론으로 행정절차만 따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있는 일선 교육청에서는 비상조치를 강구하겠지만, 탁상의 교육부는 도시계획과 아파트분양 등 조건절차에 따르는 것이다.
현장에 있어야 할 컨트롤타워가 탁상에 있기 때문에, 사건사고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시급한 정책현안의 시의적절한 판단·조치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법률적인 절차가 있더라도 현장이 위험하거나 시급한 사회문제에 대하여는 역발상의 긴급조치도 취할 수 있는 탄력적인 행정System을 갖추어야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지금당장 추진이 되어도 2027년에야 개교가 된다니 우선 현실적인 과밀학급 해소방안이라도 찾아야 한다.
첫째, 도청신도시에 인접한 기존의 초·중학교를 활용하는 것이다. 리모델링이나 증·개축으로 가능한 수용인원만큼 분교나 부제로 운영하는 것이다. 분교보다 부제로 학년별 순번제로 운영하면 학생들 모두가 공평할 것이다.
2027년까지 49학급 1200여 명 규모의 도양 초등학교와 37학급 900여 명 규모의 호명 중학교가 준공 때까지, 통학버스를 이용하여 풍천, 풍산, 예천, 호명 일대의 가용한 기존 학교를 고학년 위주로 부제를 시행하는 것이다. 특히 풍천초는 가깝고, 신성초는 현재도 신도시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으므로 증축하면 수백 명씩 수용할 수 있다.
중학생도 예천, 풍산과 기존 초등학교를 공용하면 될 것이다. 통학버스는 각 학교를 연계하여 양방향으로 순환운행하면 효율적이다. 학교마다 버스를 운행하는 것 보다 연계·순환하면 운행대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등·하교 시간이 같으므로 적정 대수를 동시에 운행해야 한다. 4학년 이하 어린학생들은 그대로 본교에 있으면 과밀해소가 될 것이다.
어느 시대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교생활이 어려울 때도 있었다. 필자의 7080시대 추억에도 책가방이 귀했던 초등시절 책보자기에 싸서 허리나 어깨에 둘러메고 십리 길을 뛰다가 걷다가 그렇게 다녔다. 거기다가 운동화도 귀해서 고무신에 발이 미끄러져 물집이 부풀어 오르기도 했지만, 그래도 마냥 즐거웠던 등하교 길은 아직도 그립다.
그래도 중학교 때는 모두가 교복에 운동화를 신고 자전거도 타고 낙동강 십리 길을 오가며 ‘Boys be ambitious!’를 상기하곤 했다. 파란 하늘에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신작로는 사춘기 남녀 학생들의 지저귐으로 가득차고 짝사랑을 그리다보면 십리 길을 더 걸어가고픈 낭만에 빠지기도 했던 것처럼, 지금 학생들도 그렇게 다녔으면 좋겠다.
어느새 50년이 지난 지금, 풍천 풍서초등학교와 풍천중학교가 경북도청신도시에 새로운 모습으로 우뚝 솟아 또다시 후배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는 역사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웅도 경북의 새천년 도읍지를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정신과 경북의 중심지로 이끌어나갈 풍천풍서의 후예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다만, 풍천중학교는 1단계서 계승하였으나, 풍천풍서초등학교는 2단계서 분리하여 독립해야 한다. 2015년 개교당시 양교동문과 학부모가 합의하여 풍천풍서 연합교명을 정하고, 향후 독립하여 양교역사를 이어가기로 건의하여 교육청 교명선정위에서 만장일치로 수용되었다. 그러므로 가칭 ‘도양초등’은 풍천초등으로 개교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