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 기간제 산불감시원 체력시험을 마친 뒤 쓰러져 숨진 60대 지원자 유족이, 구청의 과실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유족은 지난 20일 "13일 수성구청을 상대로 국가배상책임(손해배상)민사소송을 대구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수성구청이 체력시험장에 구급 인력과 장비를 배치하지 않아 관련법을 어겼다"고 소송 이유를 말했다.
이어 "사고 3주 쯤 지나서야 구청장을 만났고 구청측이 보상비로 긴급생계지원비 500만 원을 제시해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사고로 징계를 받은 수성구 공무원의 징계 수위 등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림청 산불감시원 운영 규정을 보면 단체장은 체력 시험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구급차와 응급 구조사 배치여부 등을 고려해 실시해야 한다.
이에 수성구 관계자는 "A씨의 구강안에 있는 토사물을 정리하고 시험장 관리사무실에서 자동제세동기(AED)를 가져왔으나 119 구급대가 도착해 인계했다"고 전하고, 구급 인력과 장비 배치에 대해서는 "의무 규정이 아니라 판단해 실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의 징계 결과도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으면 관련 법상 비공개할 수도 있다"며 "소송에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지난 10월 수성패밀리파크 관리사무실 앞에서 체력시험을 끝내고 4~5분 뒤 쓰러져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무게 15㎏ 등짐 펌프를 메고 500m구간 2바퀴를 13분 만에 완주한 뒤 휴식 중이었다.
응시자들은 20분 안에 500m 2바퀴를 돌아야 채용시험에 통과할 수 있었다.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