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신도시를 중심으로 북부지역 발전을 위하여 안동·예천을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2008년 6월 8일 경북도청이전을 결정한 이유도 북부지역 균형발전 명분이었다. 그러함에도 15년이 지나도록 도청신도시를 중심으로 안동·예천 통합발전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였기 때문에 아직까지 공론화조차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군위 대구편입으로 선거구 문제까지 불거져서 안동·예천 통합론이 더욱 뜨거워졌다. 군위가 빠지면 의성, 청송, 영양, 영덕의 선거구가 인구 하한선인 13만 9000명에 미달하기 때문에 울진이나 예천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2년 전에 안동·예천 선거구가 통합되어 북부지역발전의 초석을 놓았는데 생뚱맞은 영덕 선거구가 웬 말인가?
항간에는 빨리 통합하여 사전에 이런 문제를 불식시키자는 주장도 있다. 또한, 도청 신도시주민들이 생활불편을 호소하면서 통합추진운동에 나섰고, 안 되면 신도시지역을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독립하겠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경북도와 안동시, 예천군이 선제적으로 풀어내지 못한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한편, 반대 여론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언뜻 예천지역만 반대하는 것 같지만 안동에서도 원도심 지역은 상권이동으로 반대하는 여론이 잠재 되어있는 실정이다. 도청이전 초기부터 도와 시·군에서 통합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주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 가부간에 공론화를 못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혼란스러운 것이다.
우선, 행정통합 시 변화에 대하여 몇 가지만 살펴보면, 첫째가 명칭이고, 둘째가 청사 위치고, 셋째가 단체장 자리고, 넷째가 상권이고, 다섯째가 개인적인 재산 득실일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쉽게 풀 수 없는 것들이지만, 명확한 전문가들의 통합 전·후 비교분석 자료를 충분하게 설명을 하고 공론화를 거치면 가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명칭은 공모를 해서 여론조사나 주민투표를 하든지, 아니면 시·군의회나 다수의 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결정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군명칭이 하나로 되는 것이지 안동·예천지역이 바뀌는 것은 없다. 읍·면·동이나 도와 시·군의원, 공무원 등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지명과 역사문화와 전통도 모두다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둘째, 청사 위치도 명칭 선정과 마찬가지로 추진과정을 거쳐서 결정되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면 될 것이다. 도청이전 경우와 마찬가지로 청사위치에 대한 시·군조례나 추진계획수립 등을 선행하여, 공명정대한 절차를 거친다면 결정될 수 있다고 본다. 원도심이 될지 신도시가 될지 풀어보지도 않고 어렵다는 선입견부터 가진다면 불가능한 것이다.
셋째, 단체장이 둘에서 하나로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도와 시·군의원, 공무원 등은 구조적인 변동요인이 없으므로, 기존 임기를 마치고 선출할 수 있도록 추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전문기관 연구용역을 시행하여 행정구조와 조직을 보완하면, 도청신도시를 중심으로 북부지역 균형발전을 선도할 통합행정으로 거듭날 것이다.
넷째, 원도심의 상권 문제이다. 명칭 못지않게 청사 이전에 따른 상권변화가 제일 큰 문제일 것이다. 청사이전을 안 할 수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모든 가능성을 대비하여 사전에 조례, 규칙이나 계획수립 등을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2008년 6월8일 경북도청이전이 결정되던 그 순간처럼 안동·예천 통합청사도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로 귀결되어야 한다.
다섯째, 개인적인 생활과 재산문제다. 공익을 우선하는 공공정책이지만, 개인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상이나 지원책 같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여 주민들의 권리보장과 복리증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 모든 통합방안이 도, 시·군 의회에서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 후에 통합여부 결정은 시·군민의 중론에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