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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찬곤 경북과학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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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지칭하는 여러 낱말이 있다. 우선 떠오르는 단어는 요즘 한창 많이 쓰이는 MZ세대다. 이는 M세대와 Z세대를 합친 말로, M은 Millennials(밀레니얼)인데, 주로 1980년대 초부터 2000년 초에 출생한 세대이고, Z는 글자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X세대와 Y세대의 다음 세대라는 뜻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는 2019년 기준 약 1,700만 명으로 국내 인구 34%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MZ가 유행하기 전에도 우리 사회에서 세상 변화 흐름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세대를 지칭하는 특별한 낱말이 유행을 타고 출현하곤 했다. 기성세대는 신세대에게 시대 상황에 맞는 이름을 붙여 그 특징을 이해하고자 하였는데, 초기에는 단순히 신․구세대와 같은 양분법으로 그 흐름을 구분함으로써 세대 지칭이 비교적 간단했다. 그러나 단순히 그런 구분방식은 초기 산업사회를 거쳐 컴퓨터라는 도구가 보급되면서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생활양식도 변하여 그런 구분법만으로 세대 간 다양한 차이를 설명하기란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X세대, Y세대, N세대 등의 낱말이다. X세대는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자기중심적인 가치관을 형성한 세대로, 처음 TV의 영향을 받다가 점차 컴퓨터에 심취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X라는 말은 캐나다의 어느 작가의 소설 「제너레이션 X」에서 유래되었으며, 기성세대인 베이비붐세대(1945∼1964년 출생)와는 상당히 이질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기도 하지만, ‘마땅하게 정의할 용어가 없다’는 뜻에서, 처음 X라는 글자가 붙여져 지금까지 쓰이게 되었다고도 전해진다.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미가 들어있는 X세대의 특징은 구속이나 관념의 틀에서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뜻대로 행동하며, 자기중심적이고 소비에 민감하며,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세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연령층으로 분류되고 있다.
Y세대는 튀는 패션에 쇼핑을 즐기는 세대로서, 1997년 미국에서 2000년의 주역 세대를 그렇게 부르면서 생겨난 용어인데, 어느 보험회사가 미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사회 봉사활동 실태조사보고서에서 처음으로 Y라는 말을 사용하여 인용되었다고 한다. 밀레니엄세대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베이비붐세대가 낳았다고 해서 에코(메아리) 세대라고도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N세대는 가상공간을 무대로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인터넷 세대를 일컫는다. 미국의 어느 학자가 「디지털의 성장 : Net 세대의 등장」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N세대를 “디지털 기술, 특히 인터넷을 아무런 불편 없이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인터넷이 구성하는 가상공간을 생활의 중요한 무대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있는 디지털적인 삶을 영위한다”고 특정했다. 즉, 1977년 이후 출생한 디지털기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디지털 문명 세대를 일컫는다는 뜻이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와 친숙하여 통신으로 논쟁을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정보에 대한 능동적인 참여자라는 점이 이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것이다. 또 비록 어린 나이지만 경제적 호황기에 자란 탓으로, 유행에 민감하고 부모에게서 받은 풍족한 구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부모들이 고가의 제품 구매 때에도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고도 하였다. e메일과 실시간 채팅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즐기며, 인터넷게임과 랩음악을 좋아하는 경향도 있다고 전해진다.
그 밖에도 세대를 지칭하는 말이 있는데, 그중에서 ‘G세대’가 눈에 띈다. 녹색을 뜻하는 「Green」과, 세계화를 뜻하는 「Global」의 첫 문자에서 따온 G세대를 다양한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는데, 그것은 세계화와 미래지향적인 젊은 세대를 지칭하기 때문이다. 또 현대적 경험과 정보를 많이 접한 덕분에 글로벌 마인드에 충만해 있고, 그런 만큼 세계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밝고 낙천적이라는 것이다.
어느 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이 세대는 한해 60 여만 명씩 도달하고 있으며, 그들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가 스스로 매혹된 일에 매진하는 과정과 성취를 이룬다고 한다. 따라서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 하는 생각보다 남다른 개성과 개인적 행복감을 훨씬 중요한 가치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직에서 최고의 지위에 오른 사람을 성공의 모델로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개인적 작은 행복이 더욱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G세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 풍족하게 성장한 탓에 큰 문제가 아닌데도 지나치게 심약한 경우가 허다하여 그 문제를 헤쳐 나가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근 세대 변화는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다는데 이견이 없지 싶다. 그런 새로운 행태의 변혁적이고 우려스러운 빠른 세대 변화에 대해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격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나와 다른 세대는 내가 갖지 못한 장점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한편 그들이 신세대라면 그 시대를 이끌어 갈 주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대’ 하면 그 차이를 먼저 떠올릴 것이 아니라, 다른 세대가 마음껏 그들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지지해야 할 것이다.